하나은행이 서울 지역 소상공인을 위한 대출상품 ‘서울시 소상공인 안심통장 2호’ 대출에서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대면 전용 상품임에도 모바일 영업에 강한 인터넷전문은행을 제치고 선두에 오른 것이다. 고연령층과 시장·골목 상인들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발로 뛰는 현장 영업과 선제적으로 구축해온 디지털 전략이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안심통장 2호’ 대출 실행 기준 점유율 31.6%를 기록했다. 사업에 참여한 4개 은행(하나은행·우리은행·카카오뱅크·토스뱅크)의 전체 대출 실행 고객 2만 401명 중 6453명이 하나은행을 택했다.
안심통장은 서울신용보증재단이 생계절벽에 내몰린 한계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만든 비대면 전용 대출 상품이다. 올 8월 2호 상품을 출시했으며 1인당 최대 1000만 원 한도의 마이너스 통장을 연 4%대 금리로 제공한다. 1호와는 달리 청년 창업자와 노포 사업자 우대조건을 신설, 출시 약 한 달 만에 2만 명의 소상공인에게 2000억 원을 공급하며 조기 마무리됐다.
하나은행이 비대면에 특화된 인터넷 은행보다도 더 많은 고객을 취급할 수 있었던 데는 발로 뛰는 현장 중심 영업과 디지털 프로세스 고도화, 실제 수요층에 대한 세밀한 분석 등이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하나은행은 연령대별 특성을 반영해 고객 중심 맞춤 전략을 선제적으로 전개했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소상공인 단체, 상인회 등을 직접 방문해 상품을 안내하면서 손님과의 접점을 넓혔고 정책금융인 보증부 대출 신청 과정에서 발생하는 업무 불편 역시 해소했다.
이러한 전략의 성과는 신청 고객들의 연령대 분포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안심통장 2호 신청 고객은 50대 이상(1만 146명)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는데, 50대 고객 중 하나은행을 선택한 고객은 무려 40%(4066명) 이상으로 타행 대비 월등히 높은 수준을 보였다. 하나은행이 취급한 전체 고객들 중에서도 40대 이상이 86%(5584명)를 차지해 실제 자금 수요가 높은 연령대에서 하나은행의 선호도가 두드러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하나은행의 신규 고객 확대로도 이어졌다. 안심통장 2호를 통해 하나은행에서 최초로 기업대출 거래를 시작한 손님 비중은 40.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확보한 신규 고객 기반이 시장 점유율 확대에 실질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프로세스의 고도화도 성과를 뒷받침했다. 안심통장 2호는 만 60세 이상과 외국인을 제외하면 비대면 신청이 원칙이었다. 하나은행은 지역신용보증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비대면 보증·대출 신청과 약정 프로세스를 업계에서 가장 먼저 구축해온 경험을 살려 경쟁력을 확보했다. 대표 서비스인 ‘하나원큐 보증재단 대출’은 평균 심사 기간을 5일 이내로 단축했고 이런 프로세스 경쟁력이 이번 사업에서도 그대로 발휘됐다. 실제로 하나은행 고객의 비대면 약정률은 87%, 대출 실행률은 99.5%에 달했다.
비대면 상품임에도 현장에 집중한 점은 업종별 성과에서도 드러났다. 하나은행은 모바일 유입에만 의존하지 않고 도소매·음식업처럼 자금 수요가 많은 골목상권 중심으로 직접 찾아가는 전략을 펼쳤다. 디지털 취약계층으로 분류되는 만 60세 이상 노포 사업자에게는 대면 신청을 지원해 이용 장벽을 낮췄다. 그 결과 하나은행을 선택한 고객 중 도소매·음식업 비중은 5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실제 수요층을 겨냥한 현장 영업과 디지털 프로세스의 결합이 점유율 확대를 견인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현장 영업과 디지털 프로세스 고도화로 소상공인 사각지대를 해소한 모범 사례라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실수요자를 위한 현장 중심 영업과 디지털 혁신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정책금융의 실효성을 높였다”며 “실수요자에게 실질적인 포용금융을 실천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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