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가을·겨울(FW) 패션업계에서 레오파드(표범 무늬)가 강력한 트렌드로 떠올랐다. 한때 ‘센 언니’들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레오파드 패턴이 Z세대(1997~2012년생)를 중심으로 폭넓게 소비되며 주류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27일 LF에 따르면 이달 1~26일 ‘레오파드’ 관련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2% 급증했다. 특히 레오파드 가방은 검색량이 258% 증가하며 관심이 집중됐다. 신발·액세서리 등 작은 면적만으로 스타일 전체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아이템을 중심으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과거 레오파드 패턴은 '부(富)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1988년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배우 라미란이 졸부 캐릭터를 호피무늬 의상으로 표현해 '치타여사'라는 별명을 얻었던 것처럼 레오파드는 과시와 화려함의 상징이었다. 이러한 이미지가 레트로 및 Y2K 열풍과 맞물리며 최근 젊은 세대에게는 오히려 '새로운 감성'으로 소비되고 있다.
특히 1020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에서도 이 같은 변화가 수치로 확인된다. 에이블리가 9월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상품명에 '레오파드' 키워드가 포함된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2%, '호피' 키워드 포함 상품은 250% 증가했다.
레오파드 패턴은 ‘레트로 시크’, ‘Y2K 감성’ 유행과 함께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브라운(갈색)·카멜·올리브 등 겨울 대표 컬러와 자연스럽게 어울려 매칭이 자유롭다는 점도 인기를 끌고 있다. 여기에 블랙핑크 제니·리사, 에스파 카리나, 배우 박지현·신시아 등 패션 아이콘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레오파드를 활용한 스타일링을 잇달아 선보이며 트렌드 확산에 불을 붙였다.
유통업계도 이에 발맞춰 관련 제품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파스텔 톤 색이나 나일론, 퍼, 가죽 등 다양한 소재로 레오파드를 재해석한 아이템이 잇따라 출시되는 분위기다.
액세서리 브랜드 '아떼 바네사브루노'는 올해 처음으로 레오파드 패턴을 가방 라인 전체에 적용했다. 르봉·봉봉·파니에 등 베스트셀러 라인업에 패브릭·스웨이드 등 다양한 질감을 더해 레오파드 제품군을 강화했다. 리본 장식이 특징인 ‘르봉백’ 레오파드 버전은 출시 이후 세 차례 리오더가 진행됐고, 버킷 형태의 ‘파니에백’ 역시 2차 추가 생산에 들어갔다. 헤어밴드·핀·클립·선글라스 등으로 확대된 액세서리 라인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영캐주얼 브랜드 질바이질스튜어트에서는 대표 제품 ‘레티 미니 크로스백’의 레오파드 패턴 판매량이 갈색 대비 4배 이상 높았다. 10월 판매량도 전월 대비 200% 이상 급증하며 대세감을 이어가고 있다. 스웨이드 백팩, 스니커즈, 플랫슈즈 등 레오파드 패턴을 경쾌하게 재해석한 아이템들이 고르게 인기를 얻는 모습이다.
해외 럭셔리 브랜드에서도 레오파드 강세가 두드러진다. 프랑스 디자이너 브랜드 '이자벨마랑'은 올해 레오파드 제품 구성을 전년보다 세 배 확대했다. 지난해 레드·핑크·블루 등 포인트 색상으로 패턴을 변주했다면 올해는 브라운 기반의 클래식 레오파드를 가방·부츠·스카프 등 액세서리 전반에 적극 적용했다. 이 중 스카프는 판매율이 90%에 육박하며 ‘완판’이 임박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포르테포르테'는 이번 시즌 레오파드 액세서리 물량을 전년 대비 2.5배 늘렸다. 도트 패턴과 결합해 브랜드 특유의 부드럽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살린 디자인이 특징으로, 동일 품목 대비 판매율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LF 관계자는 “레오파드 무늬는 일부 마니아층의 영역이 아니라 일상에 감도를 더하는 무늬로 범용성이 확대되고 있다”며 “점점 활용도가 넓어지는 데다 연말을 앞두고 더욱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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