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울산공장 내 아이오닉5 생산 라인을 또 멈춘다. 국내 전기차 수요 정체가 이어지는 상황에 보조금마저 소진되자 판매가 급격히 줄어든 영향이다. 미국 현지 생산 확대로 수출 물량까지 쪼그라든 상황인 만큼 불가피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차(005380)는 내달 1일부터 12일까지 울산 1공장 2라인에 대한 휴업을 결정했다. 울산 1공장 2라인은 현대차의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곳이다. 지난달 9일간 라인 중단을 포함해 올 해에만 총 10번째 휴업에 나서게 됐다.
이번 휴업 배경에는 전기차 보조금 소진이 가세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대부분 지역의 전기차 구매 보조금 신청은 종료된 상태다. 아이오닉5 보조금은 트림에 따라 500~600만 원가량으로 책정돼 있는데, 이같은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내년까지 구매를 미뤄야 하는 구조다.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9월 2만 8528대에서 10월 들어 2만대로 감소했다. 보조금 소진이 본격화된 이후인 11월과 12월 판매량의 감소 폭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아이오닉5 등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고 있는 것도 악영향을 미쳤다. 지금까지는 미국으로 수출됐던 아이오닉5 대부분이 울산공장에서 생산됐는데, 현지 생산 확대로 거점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올 해 본격 가동을 시작한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아이오닉5 생산량은 올 1~3분기 3만 9467대로 울산 공장생산량(3만 3967대)을 이미 넘어섰다. 같은 기간 아이오닉5의 미국 판매량(4만 1090대)의 대부분을 메타플랜트에서 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는 "물량 문제를 해소하고자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지만 전동화 지연·관세 정국·친환경차 구매 보조금 고갈 등 다양한 변수로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12월 물량 계획 역시 정상 운영 기준에 미달해 휴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차 울산 공장의 다른 생산라인은 순항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대차 코나·아반떼·쏘나타·싼타페·펠리세이드 등 비(非)전기차를 생산하는 라인들은 대부분 크리스마스를 포함해 12월에 ‘풀 특근’에 돌입해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G80·G90 등 제네시스 차량을 생산하는 울산 5공장도 연말 내내 특근을 시행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yul@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