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입성에 도전하는 3D 지리정보시스템(GIS) 기반 디지털 어스(Earth) 플랫폼 기업 이지스가 구독형 서비스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글로벌 소비자간 거래(B2C)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성호 이지스 대표는 27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간담회를 열고 “디지털 트윈의 대중화를 실현해 디지털 어스 플랫폼에서 모든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는 동시에 B2C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2001년 설립된 이지스는 3D GIS 기반 디지털 어스 플랫폼 개발 및 서비스 기업이다. 대표 플랫폼은 ‘엑스디클라우드(XDCloud)’로 물리적 공간을 디지털로 구현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를 입혀 분석과 시뮬레이션을 수행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했으며 실내 공간부터 도시, 국가, 지구 전체에 이르기까지 모든 규모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 대표는 “디지털 어스 플랫폼에 라이브 지도 업데이트까지 가능한 만큼 향후에는 피지컬 인공지능(AI) 분야에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어스 구현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은 미국의 구글·ESRI·세슘(Cesium), 중국 슈퍼맵(Supermap), 그리고 이지스까지 5곳 뿐이다. 현재 이지스는 자체 개발한 C++ 엔진을 기반으로 외부 의존 없이 고성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어스 플랫폼 구축을 위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35건의 특허와 82건의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확보했으며 2022년에는 국내 최초로 클라우드 서비스 보안인증(CSAP)을 획득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국내 유일 디지털 어스 플랫폼 기업인 이지스는 25년간 연구개발(R&D)에 주력하며 기술력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정부 및 대기업과 협업하며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대표적으로 ‘버추얼 서울’에 행정서비스를 통합한 서울시 오픈랩, 국내 최초로 댐·하천 물 관리에 디지털 트윈을 적용한 한강홍수통제소 사업에 참여했다.
다만 그간 사업 구조가 기업과 정부간 거래(B2G)에 치중돼 있던 점은 한계로 꼽힌다. 국내 정치 상황에 따라 매출 변화가 급격히 나타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이지스의 매출은 131억 5500만 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줄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3 계엄 사태를 시작으로 올해 6월 대통령 선거까지 약 6개월간 정부 조달이 없었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스는 이런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해 구동형 비즈니스 모델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공공기관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조달이 가능해지면서 이지스가 수혜를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전에는 공공기관에서 민간 기업의 SaaS를 이용할 수 있는 제도가 없었다”며 “2023년에 제도가 개선되며 구독 서비스 전환 가능성이 커졌다”고 짚었다.
이지스는 이번 IPO를 통해 총 150만 주를 공모할 예정이다.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 3000원~1만 5000원이며 이에 따른 총 공모 금액은 195억 원~225억 원 규모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은 이날까지며 일반 청약은 다음 달 2일과 3일 양일간 진행할 예정이다. 상장 주관은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외연 확장을 위해 투입할 예정이다. B2G·기업간거래(B2B) 중심이었던 사업 구조를 B2C로 확장하는 동시에 글로벌 진출을 꾀한다는 목표다. 먼저 정부의 클라우드 네이티브 전환 정책에 따라 기존 온프레미스 GIS 시스템의 클라우드 교체 수요가 본격화된 만큼 기존 구축 고객의 구독 전환과 신규 고객 발굴을 통해 구독 고객 수를 2024년 18개에서 2027년 87개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분야에서는 동남아시아와 유럽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현재 이지스는 인도네시아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빌딩정보모델링(BIM)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검증(PoC)를 진행하고 있으며 독일 우주항공청과는 유럽연합(EU) 데이터 주권 확보 프로젝트인 ‘Gaia-X’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 세계 20개국에 데이터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응용과학연구기구(TNO), 글로벌 공간데이터 생산 장비 선두기업 헥사곤과의 협업도 진행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이지스는 B2C 시장에서 진출할 계획이다. 디지털 트윈을 일반 사용자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대중화하는 것을 목표로 내년 연구자용 디지털 어스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실시간 공간 데이터와 생성형 AI를 결합한 공간 인텔리전스 포털을 선보이며 개인 사용자층까지 확대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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