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국내 증시가 조정 흐름을 보인 가운데 공매도 지표가 동시에 치솟고 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공매도 잔액은 재개 초기 대비 2~3배 확대됐고 과열 종목 지정 건수도 다시 급증하면서 하방 압력이 시장을 짓누르는 모습이다. 특히 최근 하락장에서도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던 코스닥 바이오 종목들로 공매도가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증시에서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건수는 총 98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 6월(100건)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세 자릿수에 육박한 수치로 지난달 전체(55건)와 비교했을 때는 75%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만 98건 중 83건이 지정됐으며 신테카바이오·인투셀·에이비온 등 바이오 종목에 집중되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이달 코스피 시장의 월 평균 공매도 순보유 잔액은 약 12조 5754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8월 처음 10조 원을 넘어선 뒤 3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공매도 제도가 전면 재개된 3월 31일과 비교하면 약 220% 확대된 규모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의 월 평균 공매도 순보유 잔액도 190%가량 늘어나 5조 2521억 원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보유 잔액 비중이 높은 코스피 기업으로는 카카오페이(5.70%), 한미반도체(5.16%), LG생활건강(4.64%), 한화비전(4.50%), 코스맥스(4.17%), 한화솔루션(4.00%), 코스모신소재(4.00%), SKC(3.81%) 순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에서는 엔켐(6.05%), 에코프로(5.95%), HLB(5.61%), 루닛(5.16%), 피엔티(5.08%), 제룡전기(4.81%), 대주전자재료(4.18%), 네이처셀(4.09%)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수급별로 공매도 거래는 외국인투자가에 치중됐다.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조정 흐름을 보이기 시작한 이달 14일부터 전날까지 전체 공매도 거래 대금은 7조 5932억 원으로, 이 중 외국인(5조 3075억 원) 비중이 70%를 차지했다. 기관 역시 2조 1977억 원(29%)을 기록했고 개인은 880억 원(1%)에 그쳤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단기 변동성을 활용한 헤지 전략을 강화하면서 조정 폭이 확대되는 구간마다 공매도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증시 주변 자금의 흐름은 방향성이 엇갈리고 있다. 공매도 선행지표로 꼽히는 대차거래 잔액은 이달 초만 해도 120조 원대에 머물렀지만 최근 110조 원 수준까지 내려왔고 전체 투자자 예탁금은 5일 역대 최고치인 88조 2709억 원을 기록한 뒤 75조 원대까지 하락했다. 반면 레버리지성 자금인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26조 원대에서 고공 행진을 이어가면서 ‘빚투(빚 내서 투자)’ 리스크가 지속적으로 부각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오랜만에 ‘전강후약’ 흐름에서 벗어나면서 전 거래일 대비 103.09포인트(2.67%) 오른 3960.87에 거래를 마쳤다. 되살아난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뉴욕 증시에서의 훈풍이 맞물리면서 하루 만에 100포인트 넘게 상승했다. 개인이 1조 8050억 원어치를 순매도해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기관이 1조 2274억 원 대규모 순매수한 가운데 외국인도 5239억 원 매수 우위로 전환하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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