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0%대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는 가운데 정부가 기후·에너지 분야의 게임 체인저 기술 확보에 재정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중국이 장악한 태양광 시장의 판도를 뒤집을 탠덤셀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고 소형모듈원전(SMR) 원천 기술에도 투자한다. ★본지 11월 22일자 4면 참조
정부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혁신경제 15대 선도 프로젝트 3차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3차 계획은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안보를 위한 6개 핵심 과제에 초점을 맞췄다. SMR, 그린수소, 차세대 태양광, 해상풍력, 차세대 전력망,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6개 프로젝트가 대상이다. 구 경제부총리는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첨단산업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에서 앞서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눈에 띄는 승부수는 차세대 태양광이다. 현재 글로벌 태양광 시장은 중국 기업들이 저가 물량 공세를 앞세워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실리콘 태양전지의 이론적 한계 효율을 뛰어넘는 ‘탠덤셀’ 기술로 시장의 판을 흔들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2026년까지 탠덤셀 핵심 소재와 열화 원인 분석 기술을 확보하고 2028년에는 세계 최초로 탠덤 모듈 상용화에 성공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어 2030년까지 셀 효율 35%, 모듈 효율 28%를 달성해 중국 등 경쟁국과의 기술 격차를 초격차 수준으로 벌릴 계획이다.
해상풍력 분야에서는 글로벌 트렌드인 대형화에 발맞춰 20㎿(메가와트)급 이상의 초대형 터빈 독자 개발에 나선다. 현재 국내 기술력은 타워나 하부 구조물에 강점이 있으나 핵심인 터빈은 선진국 대비 열세다.
또한 정부는 서해안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에 필수적인 HVDC 기술 자립화를 추진한다. 현재 제너럴일렉트릭(GE)·지멘스 등 해외 기업이 주도하는 전압형 변환 기술을 2027년까지 국산화하고 2030년까지 서해안 실증 선로에 우리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인한 전력 수요 폭발의 대안으로 꼽히는 SMR 육성 전략도 구체화됐다. 정부는 한국형 혁신형 SMR(i-SMR)의 표준 설계 인가를 2028년까지 획득하고 2030년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수출에 나선다. 창원·부산·경주를 잇는 글로벌 SMR 파운드리 거점도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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