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005380)·기아(000270)가 ‘전기차 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유럽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브랜드가 공격적인 판매 전략을 취하면서 현대차·기아가 점유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25일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달 유럽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1.4% 감소한 8만 1540대를 판매했다. 현대차는 4만 1137대, 기아는 4만 403대다. 각각 지난해 대비 0.8%, 2%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달 유럽 전체 자동차 시장이 109만 1904대로 4.9% 성장한 가운데 받아든 저조한 성적표라는 점에서 뼈아프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10월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은 7.5%로 1년 전보다 0.5%포인트 하락했다. 업체별 점유율은 현대차가 3.8%, 기아가 3.7%다.
올해 누적 판매량도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올해 10월까지의 유럽 누적 판매량은 87만 9479대로 전년 대비 2.8% 감소했다. 현대차가 44만 3364대, 기아가 43만 6115대다. 합산 점유율은 지난해 동기 대비 0.4%p 줄어든 8%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중국 브랜드의 판매 확대에 현대차·기아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상하이모터스는 올해 유럽 시장에서 지난해 대비 26.6% 늘어난 25만 250대를 판매했다. BYD의 10월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3만 5949대에 불과했지만 올해 13만 8390대를 판매하며 285%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도요타·닛산·스즈키 등 일본 자동차의 판매량도 일제히 추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시장의 전기차 전환 정책에 맞춰 중국 브랜드들이 공격적으로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며 “전기차 경쟁이 가장 치열하게 이뤄지는 시장인 만큼 현대차·기아도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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