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인공지능(AI), 로봇, 반도체 등 미래 사업 분야에서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했다. 회사는 25일 단행한 부사장 이하 정기 임원인사에서 총 161명을 승진시켰다. 최근 2년보다 인사 폭을 대폭 키웠는데, 가열되는 인공지능(AI) 경쟁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나이와 국적을 불문하고 성과, 능력 중심으로 세대 교체를 진행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이날 25일 부사장, 상무, 펠로우, 마스터에 대한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부사장 51명, 상무 93명, 마스터 16명 등 총 161명이 승진했다.
인사 폭은 최근 2년과 비교할 때 커졌다. 삼성전자는 2024년 인사에서는 총 143명을, 2025년에는 총 137명을 임원 승진 대상자로 포함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부사장은 46%(35명→51명), 상무는 기존 수준(92명→93명)으로 뽑았다. 특히 기존 직급 체계에서 임원 승진으로 연구에 전념하기 어려웠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2009년 도입한 마스터 직급은 60%(10명→16명)로 가장 인사 폭이 가장 가팔랐다.
최근 2년과 달리 삼성전자가 인사 폭을 키운 것은 글로벌 차원의 기술 경쟁에 재빠르게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생성형 AI 시대를 연 챗GPT 출시 3년을 앞두고 AI 혁신이 로봇, 가전 등 실제 세계로 옮겨오며 본격적인 AI 응용 시대가 열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같은 제조 기반 기업들은 특히 AI 전환의 성공 여부가 미래 생존 여부를 가를 정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스마트폰,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도 AI 특화 제품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AI, 로봇, 반도체 분야 인재들이 대거 승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년간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의 생성형 AI 핵심 기술 개발을 주도해 온 전문가로, 대화형 플랫폼 개발을 주도해 온 이성진 DX부문 MX사업부 랭귀지 AI 코어 기술개발그룹장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로봇 소프트웨어(SW) 기술 전문성을 보유한 개발 전문가로, 자율주행 로봇 개발, 실시간 조작 기술력 등 로봇 분야 기술경쟁력을 확보해 온 최고은 DX부문 삼성리서치 로봇 플랫폼 팀장이 상무 승진자에 이름을 올렸다.
경영 성과가 우수한 인재도 과감히 승진시켜 차세대 경영진 후보군을 육성했다. 모바일 소프트웨어 개발과 스마트폰 기획 경험을 겸비한 상품기획 전문가로 갤럭시 AI를 적용한 세계 최초 AI폰을 기획하고 갤럭시 S25 엣지, 폴드7·플립7 등의 초슬림 신규 폼팩터 컨셉을 주도해 온 강민석 DX부문 MX사업부 스마트폰PP팀장을 부사장으로 발탁했다. D램 평가·분석 전문가로서 D램의 동작 최적화와 주요 불량 스크리닝을 통해 고대역폭 메모리(HBM),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등 주요 D램 제품의 완성도를 확보하는데 큰 공을 세운 홍희일 DS부문 메모리사업부 D램 PE팀장도 부사장으로 이름을 올렸다.
나이에 상관 없이 능력 있는 인사에 대한 승진 기조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해 1명이었던 30대 상무 승진자는 이번에 2명으로 늘었다. 39세의 김철민 DX부문 MX사업부 시스템 퍼포먼스 그룹장은 시스템 소프트웨어 전반을 아우르는 기술 전문성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커널 메모리 최적화, 성능 개선 솔루션 개발 등 단말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 받는다. 같은 나이의 이강욱 DX부문 삼성리서치 AI 모델팀 상무는 생성형 AI 언어·코드 모델 개발을 주도한 AI분야 전문가로 제품 차별화 및 생산성 강화를 위한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이끌어 왔다. 40대 부사장 승진자도 지난해 8명에서 11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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