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소고기’로 불리며 한국 소비자들이 즐겨 찾는 미국산 소고기 가격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외식비와 장바구니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2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산 냉동 갈비 소비자 가격은 100g당 4435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304원) 대비 3%, 평년(3718원) 대비로는 19.3%나 높아진 수치다. 대형마트 기준으로는 1년 새 가격이 20%가량 오르기도 했다.
가격 상승의 가장 큰 배경은 미국 현지에서 소 사육 규모가 급감한 데 있다. 올해 1월 기준 미국의 소 사육 마릿수는 8720만마리로, 1951년 이후 73년 만의 최저치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심각한 가뭄과 혹한으로 목초지가 줄어든 데다, 옥수수 등 사료값이 크게 뛰면서 농가가 사육 규모를 축소한 영향이다.
환율도 가격을 밀어 올리는 요인이다. 지난 9월 초 달러당 1390원대였던 원화 가치는 이달 들어 1470원대까지 떨어졌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 원가도 올라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달보다 1.9% 오른 138.17을 기록하며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업계는 이 같은 수입가 인상분이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는 만큼 연말 부담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산 한우 가격도 만만치 않게 오르고 있다. 통계청 국가데이터처 자료를 보면 10월 국산 소고기 소비자물가지수는 109.84(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4.6% 상승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통계에서도 지난달 한우 안심 1등급(100g) 평균 가격은 1만3113원으로, 1년 전보다 3.9% 높았다. 대형마트의 한우 판매가는 부위별 차이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15%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격 역시 공급 축소가 주된 배경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한동안 공급 과잉이 이어지자 농가가 사육·도축 물량을 줄였고, 이런 흐름이 최근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사육 두수가 지난해보다 약 16% 줄어 등심 기준으로는 가격이 20% 가까이 뛰었다”고 말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올해 4분기 한우 도축 마릿수가 20만5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17.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부터 국내산 소고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현재는 전년 대비 10% 이상 높은 수준”이라며 “암소 사육 의향이 늘고 있지만 가격 안정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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