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시가총액 1위 알테오젠이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을 공식화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옮긴 기업들의 주가 흐름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번 알테오젠의 도전이 부진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을지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완료한 기업은 총 9개사로 이 중 7개 종목은 상장 당시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NICE평가정보(61%)와 파라다이스(22%) 두 종목은 지금까지 상장일 대비 급등했지만 PI첨단소재와 포스코DX는 주가가 절반 이하로 주저앉았다. 엠씨넥스·LX세미콘·비에이치 등도 일제히 30~40%대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올해 코스피가 전 세계 시장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어도 그 효과를 누리지 못한 셈이다.
해당 종목들은 전반적으로 ‘상장 직후 단기 모멘텀 이후 반납’ 패턴이 반복됐다. 엘앤에프·LX세미콘·비에이치 등은 이전 상장 직후 10~20% 안팎의 큰 상승 폭을 그린 뒤 금방 조정 국면에 진입했고 PI첨단소재와 엠씨넥스 역시 초기 반등 흐름을 보이는 듯했으나 빠르게 이익 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전 상장이 외국인·기관 자금 유입이나 ‘코스피 프리미엄’ 기대를 자극할 수는 있지만 일시적 수급 개선에 그치곤 했다”며 “이후 흐름은 결국 업황과 실적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상 코스닥에서 코스피로의 이전 상장은 기업의 펀더멘털과 별개로 인지도·신뢰도 등이 제고된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 사이에서 호재로 꼽히지만 올해는 성사 사례가 단 한 건도 나오지 않았다. 에코프로비엠은 올 2월 심사 절차 중에 대내외적인 경영 환경 악화를 이유로 신청을 자진 철회했다. 코스메카코리아는 9월 지배구조 개선 문제에 발목이 잡히며 예비심사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 같은 환경에서 알테오젠은 올 8월 코스피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을 공식화했고 다음 달 8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관련 안건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알테오젠은 코스닥 우량 종목 150개로 구성된 코스닥150 지수에서 비중이 약 12%에 달해 실제 이전 상장이 이뤄질 경우 지수 구성과 패시브 자금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바이오 업종 전반이 강세를 보이며 시장 분위기가 달라진 점도 주목된다. 주요 제약·바이오 66개사로 구성된 KRX헬스케어 지수는 이달 8.09% 오르면서 34개 테마 지수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알테오젠 주가는 10.75% 오르며 업종 랠리에 동참했고 시가총액의 경우 약 29조 원으로 2위인 에코프로비엠과의 격차를 15조 원 넘게 벌렸다. 30%대 수익률을 기록한 ‘TIMEFOLIO K바이오액티브’ ‘KoAct 바이오헬스케어액티브’를 비롯해 바이오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는 변동성 장세에서도 최근 1개월 ETF 수익률 최상위권을 휩쓸었다.
알테오젠의 상장이 승인되면 코스피200 지수에도 즉각 편입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상장 심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패스트트랙 요건에는 해당하지 않아 약 4개월의 절차를 거칠 것으로 점쳐지지만 높은 시총과 유동 비율을 고려했을 때 코스피 시장에서도 대형주 지수에 바로 입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배철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알테오젠은 상장 직후 코스피200에 대형주 특례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수에서 대형 종목이 교체되는 만큼 수급 효과도 상당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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