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투자은행(IB) 노무라증권이 메모리반도체 슈퍼사이클을 재확인하면서 내년 삼성전자(005930)의 영업이익이 133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내년 2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를 양산할 계획까지 전해지면서 삼성전자 주가는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5900원(5.31%) 급등한 11만 7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신고가를 썼고 우선주인 삼성전자우 역시 3.15%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SK하이닉스(000660)도 전장 대비 1.87% 오른 59만 9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노무라는 전날 리포트를 통해 삼성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133조 4000억 원으로 제시하면서 목표주가를 16만 원으로 올려 잡았다.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익성 개선 효과를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신고가에도 노무라가 제시한 목표가 대비 상승 여력이 약 36.75%에 달하는 것이다.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각각 13만 9385원, 75만 5462원 수준이다.
이러한 관측은 최근 나온 국내외 증권사의 실적 전망을 단연 뛰어넘는 수준이다. 미래에셋증권(104조 원), 키움증권(107조 원), 하나증권(113조 원) 등 국내 증권사들은 100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올려 잡은 바 있다.
노무라는 “올해 4분기 범용 D램과 낸드 가격이 모두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메모리 부문의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며 “범용 D램과 서버용 D램의 가격은 각각 이전 분기 대비 30~40%, 40~60%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 역시 컨센서스(시장 전망 평균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분석하며 기존 17조 6000억 원에서 21조 5000억 원으로 약 22% 상향 조정했다.
특히 메모리 수급 구조가 당분간 긍정적인 흐름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인공지능(AI) 서버 수요 확대로 HBM뿐 아니라 범용 D램에 대한 수요도 동시에 늘고 있지만 공급 확대 속도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노무라는 “의미 있는 범용 메모리 공급 증가는 이르면 2028년 이후에 가능할 것”이라며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최소 2027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실적 역시 “내년에는 D램과 낸드 가격이 각각 전년 대비 68%, 73% 상승하고 범용 D램 가격은 80% 이상 오를 수 있다”며 범용 메모리 부문의 개선 폭이 가장 클 것으로 봤다. HBM이 고마진 제품이지만 범용 D램은 가격 반등 시 수익성 개선 폭이 더 가파르다는 점에서 단기 실적 개선을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무라는 이날 한 달여 만에 장중 ‘60만 닉스’를 탈환한 SK하이닉스에 대해서도 ‘매수’ 의견을 유지하고 목표주가 88만 원을 제시했다. 노무라는 “AI 투자 확대와 서버 증설이 이어지면서 메모리 가격 협상력은 공급사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면서 “메모리 업체들이 제품 믹스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D램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연초 이후 주가 상승 폭은 아직 미국의 마이크론(216%), 대만의 난야(497%)보다 작은 상황”이라며 “글로벌 반도체 기업 대비 국내 업체들의 밸류에이션이 더 낮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를 비중 확대 기회로 활용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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