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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에 원화가치 비례" 공식도 깨져… 연내 1500원 돌파 가능성도 [김혜란의 FX]

7.7원 오른 1475.6원 마감

4월 9일 1484.1원 이후 최고

외국인 대규모 주식 순매도에

삼전 배당금 환전 수요 겹친듯

21일 서울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버블 논란 등 전 세계적으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75원 선을 돌파했다. 이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용 수단을 적극 활용하겠다”며 구두 개입에 나섰던 14일 장 시작 환율(1471.9원)을 넘어선 수치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달러 수급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으면 환율이 연내 1500원 선도 넘어설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7.7원 오른 1475.6원에 마감했다. 4월 9일(1484.1원) 이후 7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1472.4원에 개장한 뒤 3분 만에 1473.9원까지 급등한 뒤 오후 들어 수출 기업의 달러 매도세로 1469.1원까지 하락했다가 장 막판 다시 사자 수요가 몰리며 급등해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환율 상승은 최근 원화 약세의 요인이 모두 작용한 종합판으로 볼 수 있다. 전날 뉴욕증시 급락으로 외인들이 국내 주식을 대거 매도한 가운데 배당금 유출과 달러 환전 수요까지 맞물려 장 막판 원화 약세를 부추겼다. 앞서 19일 삼성전자 배당금 약 9억 2000만 달러(1조 원 이상)가 지급된 바 있다.

일명 서학개미들의 해외 주식 매수 행렬도 수급 불균형의 주요 원인이다. 3분기 말 기준 국내 거주자의 해외 투자를 의미하는 대외금융자산은 2조 7976억 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도 미국 투자 확대를 위해 달러를 원화로 환전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상수지 흑자가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로 이어지던 과거의 공식이 깨진 것으로 분석한다. 실제 올해 수출은 반도체와 선박을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면서 10월 기준 일평균 수출액이 30억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원화 가치는 경상수지 흑자 규모에 비해 유독 약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달러 매수 심리가 진정되지 않으면 환율이 올해 1500원을 넘어 내년에는 160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남진 원광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는 “환율이 1460원을 넘어선 상황에서도 해외 투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것은 투자자들이 현재 환율을 높다고 보지 않는다는 의미”라며 “과거에는 환차손 우려 때문에 투자를 줄였지만 지금은 반대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학개미가 미국 엔비디아 주식이 떨어져 손해를 보더라도 환율이 뛰면 손실분을 만회할 수 있기 때문에 도리어 투자를 늘린다는 의미다.

위재현 NH선물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금리 차나 성장률 등 펀더멘털 요인만으로는 원화 약세를 설명하기 어렵다”며 “수급이 진정되면 환율이 하락할 수도 있지만 반대로 보면 1600원 이상으로 곧장 직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외환 당국은 원칙적으로 환율 수준이 아닌 변동성을 보고 개입하기 때문에 1470원을 넘었다고 해서 곧바로 개입에 나서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한편 당국이 1500원 선에서 개입해 추가 인상을 막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국민연금이나 수출 기업들에 우회적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대내외 수급 여건상 원화 절하가 이어지고 있으나 과도한 수준으로 판단돼 일정 수준 반락은 가능하다”고 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연말 기업 결산 수요와 미국의 12월 금리 인하 전망을 감안하면 환율 수준은 지금보다 다소 낮은 수준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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