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약 150포인트 떨어지며 3900선이 붕괴된 ‘검은 금요일’ 수익률 상위권 투자자는 여전히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을 주목했다. 대내외 금리 불확실성 등으로 증시가 큰 하락 폭을 보이고 있지만 AI ‘대장주’ 엔비디아가 호실적을 발표하는 등 산업 전반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충분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1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주식 거래 고객 중 최근 1개월 동안 투자수익률 상위 1%에 해당하는 ‘주식 초고수’들이 오전 11시까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SK하이닉스, 대덕전자, 셀트리온 순으로 집계됐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1시 29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8.14% 하락한 52만 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범용 D램을 중심으로 호실적이 이어져 이달 초까지만 해도 종가가 60만 원을 돌파했고, 11일에는 장중 64만 6000원에 손바뀜되며 52주 최고가를 새로 썼다. 하지만 단기 가격 상승에 따른 피로감에 최근 미국 월가를 중심으로 AI 거품론이 제기되고, 글로벌 금리 불확실성마저 더해져 이날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
상위 수익률 투자자는 이런 흐름 속 SK하이닉스의 펀더멘털에 주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4조 4489억 원, 영업이익은 11조 3834억 원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61.9% 증가했다. HBM과 범용 D램에 낸드플래시 등 주요 제품 매출이 호조를 보이며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AI 산업 성장세를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꼽히는 엔비디아가 최근 시장 전망치(컨센서스)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하는 등 추가 상승 동력이 남아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판단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SK하이닉스의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순매수 순위 2위에 오른 대덕전자는 AI 반도체 등의 패키징 장비를 공급하는 기업이다. 이날 오전 7%에 가까운 하락률을 보이고 있는데 일부 투자자는 이를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대덕전자는 3분기 매출 2861억 원, 영업이익 244억 원을 기록했다.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23%, 165% 증가한 수준으로 증권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iM증권은 이달 5일 보고서에서 대덕전자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기존 3만 4000원에서 5만 원으로 올렸다.
3위에 오른 셀트리온의 주가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32% 오른 18만 7400원으로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14일 장중에는 20만 3500원에 거래되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올해 5월 미국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종합 계획을 밝혔다. 선제적으로 2년치 재고를 미국으로 이전하고 현지 위탁생산기업(CMO)과의 계약을 확대하는 방안 등을 당시 제시했다. 9월에는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릴리가 보유한 미국 공장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해 현지 생산 능력 확충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순매도 상위 종목은 삼성전자, 한국전력, 파미셀 순이다. 직전 거래일 순매수는 두산에너빌리티, 삼성전자, 큐리오시스 순서로 많았다. 삼성전자의 경우 수익률 상위 투자자들이 전날 많이 매수한 종목을 대상으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순매도 상위 종목은 SK하이닉스, 삼성물산, 더존비즈온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사 고객 중에서 지난 1개월간 수익률 상위 1% 투자자들의 매매 종목을 집계해 실시간·전일·최근 5일 기준으로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상에서 공개하고 있다. 이 통계 데이터는 미래에셋증권의 의견과 무관한 단순 정보 안내이며 각각의 투자자 개인에게 맞는 투자 또는 수익 달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또 테마주 관련 종목은 이상 급등락 가능성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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