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대형마트 등 주요 유통업체들이 제조사와 협업해 출시하는 차별화 상품 및 자체브랜드(PB)가 트렌드를 주도하며 주요 수익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상 속 아이디어에서 착안하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탄 제품을 발 빠르게 상품화하는 것이 유통사들의 핵심 경쟁력이 되는 모습이다.
21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가 동아제약과 손잡고 올해 6월 말 출시한 차별화 상품 ‘얼박사’는 출시 약 4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다. 음료 부문 최단기 100억 원 달성 기록이다. SNS 등에서 인기를 끌던 ‘얼음컵+박카스+사이다 조합’을 정식 상품으로 구현한 이 상품은 출시 후 이달 19일까지 총 526만 캔이 판매됐다. 한 시간에 약 1500캔씩 팔린 셈이다. 9월부터는 코카콜라, 몬스터 등 충성도가 높은 스테디셀러 음료들을 제치고 전체 음료 카테고리 매출 1위로 올라섰다.
차별화 상품은 유통업체가 제조사와 손잡고 출시해 일정 기간만 단독으로 선보이는 상품이다. PB는 유통업체가 제조사와 협업으로 자체 브랜드를 붙이고 출시해 해당 유통업체에서만 판매하는 차이가 있다.
닭가슴살, 냉동치킨 등 치킨류도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운 PB 제품이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CU는 올해 5월 PB 브랜드명을 기존 ‘헤이루(HEYROO)’에서 ‘피빅(PBICK)’으로 교체한 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PBICK 득템 시리즈 중 닭백숙, 닭스테이크 등 5종은 이달 17일 기준 닭가슴살 카테고리 전체 매출의 78%를 차지했다. 또 전체 50여 종의 닭가슴살 상품 매출 1~4위는 모두 득템 상품이었다.
GS25 PB인 ‘유어스 슈넬치킨’과 차별화 상품 ‘속초중앙닭강정’은 지난해부터 비비고만두, 고향만두 등 냉동 간편식 강세 품목인 만두류를 제치고 매출 1~2위를 기록 중이다. 올 들어 프랜차이즈 치킨 한 마리 가격이 3만 원에 육박하면서 PB·차별화 상품이 냉동간편식 시장의 효자상품으로 등극한 것이다. 편의점 3사의 전체 상품 중 PB 매출 비중은 2022년 26~27%대에서 해마다 증가해 올해 3분기 기준 일제히 29% 이상으로 증가했다. PB 상품의 매출 증가율 역시 매년 두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대형마트도 비슷한 상황이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서 단독으로 판매 중인 ‘팔도&양반 미역국라면’은 올 들어 이달 17일까지 외국인 특화점 10개점에서 신라면과 불닭볶음면을 제치고 라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해산물 베이스의 담백한 국물맛과 미역을 소재로 한 라면이 한국 해조류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의 취향을 사로잡았다는 평가다. 이밖에 이마트의 ‘자연주의 유기농 식혜’, 노브랜드 ‘밀크초콜릿’ 등도 제조사 브랜드(NB) 상품을 제치고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업계에서는 얼마나 많은 PB·차별화 히트상품을 내놓는지가 한 해 매출을 좌우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올해 다양한 히트상품을 내놓은 GS리테일은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다. 얼박사로 박카스 매출이 뛴 동아제약 역시 3분기 30% 가까운 영업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 교체 주기가 점점 더 빨라지는 가운데 똘똘한 PB 하나가 한 해 수익에 적잖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시장 흐름을 민첩하게 파악해 즉시 상품에 반영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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