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급증하는 반도체 D램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평택과 화성캠퍼스의 낸드플래시 생산라인 일부를 D램 생산 시설로 전환한다. 또 평택 4공장(P4)도 최신 공정(1c)을 적용한 D램 전용 라인으로 만들어 수익을 극대화할 방침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20일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을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범용 D램 수요가 크게 늘고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으로 보여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의 빠른 연산을 돕는 메모리반도체는 최근 글로벌 빅테크들이 앞다퉈 AI 인프라에 투자하면서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D램은 최근 시장 수요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3사의 공급 능력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삼성전자에 96GB, 128GB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등 고용량 서버용 D램 가격을 70% 올려주겠다고 했지만 공급이 부족해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주요 빅테크들은 D램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2027년 공급 물량 협상에 돌입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폭증하는 수요에 맞춰 낸드플래시 생산 시설 일부를 D램 생산라인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평택 1공장(P1), 3공장(P3), 화성캠퍼스에서 D램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고 있다. 평택 P1과 화성캠퍼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각각 생산하는 하이브리드 라인이다. 삼성전자는 P1과 화성캠퍼스에서 낸드플래시 생산 시설을 줄이고 D램 생산 시설을 확충하는 방식으로 증설에 나선다.
또 마감 공사를 진행 중인 P4도 10㎚(나노미터·1㎚=10억 분의 1m)급 6세대(1c) D램 생산 시설로 준공해 내년부터 가동을 시작한다. 이에 더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생산 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던 P4 2구역에서 D램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 기존 하이브리드 라인인 평택 P1과 화성캠퍼스는 D램 비중이 높아지고 P4 등에는 D램 신규 생산라인이 들어서 생산능력이 크게 증가한다. 국내에서 줄어든 낸드플래시 생산 물량은 중국 시안 공장에서 생산량을 늘려서 대응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는 공급 업체가 많지만 D램은 메모리 3사가 전부”라며 “수익성이 높은 D램 생산을 늘리면 이익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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