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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단순 ‘마음의 병’ 아니다…면역 이상이 핵심 기전

면역·염증 반응 일반인보다 심해

새로운 진단·치료법 개발 기대

우울증 멀티·오믹스 분석 관련 이미지. 사진 제공=KAIST




우울증이 단순히 마음이나 뇌의 문제만이 아니라 몸 전체의 면역 반응 이상과 긴밀히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밝혀냈다. 우울증을 일으키는 핵심 기전을 처음 찾아냄으로써 향후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은 한진주 의과학대학원 교수와 김양식 인하대 의과대학 교수 공동 연구팀이 비전형 양상과 정신증상을 보이는 여성 우울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혈액 분석, 단일세포 분석, 환자 유래 뇌 오가노이드(장기 유사체)를 결합한 멀티·오믹스 분석을 수행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에 지난달 31일 게재됐다.

주요 우울장애는 특히 젊은 여성에게서 과다수면·과식·기분반응성 등 비전형 증상으로 자주 나타나며 이 경우 추후 양극성 장애로 진단을 받을 위험도 높다. 환자의 약 40%는 여러 항우울제에도 반응하지 않는 치료불응성 우울증으로 분류된다. 기존 약물 중심 접근을 넘어 면역·대사 기반 생체지표 발굴과 새로운 치료 전략 개발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팀은 혈장 단백질체 분석, 백혈구 단일세포 전사체 분석, 환자 혈액 기반 유도줄기세포(iPSC)에서 만든 뇌 오가노이드 분석을 통합한 세계 최초의 정밀의학적 접근을 제시했다. 그 결과 비전형 우울장애 환자들은 높은 스트레스·불안·우울 수준을 보였다. 뇌세포들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데 중요한 단백질이 정상보다 많이 늘어나 있었고 몸의 면역 반응을 강하게 만드는 ‘보체 단백질 C5’도 증가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몸 안에서 ‘뇌 기능’과 ‘면역 기능’이 모두 지나치게 활성화돼 균형이 깨진 상태라는 뜻이다.

우울증이 단순한 기분 문제가 아니라 몸 전체에서 일어나는 생물학적 변화와 연결돼 있다는 단서가 확인된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은 몸 속에서 염증 반응이 평소보다 더 쉽게, 더 강하게 일어나도록 만드는 유전자 변화가 발견됐다. 몸 전체의 면역 체계가 과도하게 활성화된 상태이며 이런 면역·염증 이상이 우울증을 만드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번 연구성과는 임상자료, 단일세포 오믹스, 단백질체, 뇌 오가노이드를 통합해 비전형 및 정신증상을 동반한 주요우울장애의 핵심 기전이 면역·신경 축의 불균형임을 규명한 것이다. 한 교수는 “이번 성과는 정신질환 연구에 새로운 정밀의학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를 기반으로 생체지표 발굴과 신약 개발이 활발히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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