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우주당국에 따르면 오는 27일 새벽 1시 4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진행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발사안전통제를 위한 종합 훈련을 마쳤다. 주탑재 위성 ‘차세대중형위성 3호(차중 3호)’ 1기의 연료 충전과 12기의 부탑재 위성 장착도 완료하며 대부분의 준비를 끝냈다.
누리호는 이륙 후 고도 63.4㎞에서 1단 분리를 진행한다. 이후 주탑재 위성과 큐브위성 12기가 순차적으로 사출되는 방식으로 위성을 우주까지 안전하게 배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가장 먼저 우주에 배송될 위성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차중 3호’다. 이 위성에는 한림대가 개발한 3D 프린팅 기반 줄기세포 3차원 분화 배양 실험장치 ‘바이오 캐비닛’, KAIST 인공위성연구소가 개발한 우주 플라즈마 영향 측정 장비 ‘아이엠맵(IAMMAP)’, 한국천문연구원의 광시야 대기광 관측 카메라 ‘로키츠(ROKITS)’가 탑재됐다. 아이엠맵은 플라즈마가 지구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로키츠는 오로라·대기광 등 우주 기상 현상을 관측해 흑점 폭발이 지구 대기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다.
12기의 큐브위성은 이륙 후 고도 600.1㎞ 상공에서 차례로 사출돼 통신·바이오·지구 관측 등 다양한 기술이 우주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검증한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에트리샛(ETRISat)’은 사물인터넷(IoT)용 위성이다. 해상 부이가 수집한 해수면 온도·파고 데이터를 저궤도에서 수집해 지상국으로 전송한다. 에트리는 이를 통해 저궤도 통신 전송 기술을 실증하고,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의 해양기후 예측 AI 모델 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우주스타트업 우주로테크는 큐브위성 ‘코스믹(COSMIC)’을 통해 지속가능한 우주 개발을 위한 우주교통관리 솔루션을 검증한다. 코스믹은 운용 약 3개월 뒤 스스로 궤도를 낮추며 폐기되는 구조를 갖췄다. 임무 성공 시 국내 최초로 인공위성이 자력으로 궤도 폐기에 성공한 사례로 기록된다. 이 과정에서 우주교통관리 소프트웨어가 폐기 전 과정을 추적해 다른 물체와 충돌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우주의약 기업 스페이스린텍의 ‘BEE-1000’은 항암제 ‘키트루다’의 성분인 펨브롤리주맙(Pembrolizumab)의 단백질 결정화 실험을 우주에서 수행한다. 우주 환경에서 이 같은 실험이 성공하면 지상보다 정교한 단백질 구조 분석이 가능해져 항체 기반 신약 개발 효율을 높이고 약물의 안정성과 효과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AI 기반 데이터 분석 기업 한컴인스페이스는 자체 개발한 국산 비행소프트웨어(FSW)를 탑재한 ‘세종 4호’를 쏘아 올린다. 세종 4호는 농업·산림·도시 모니터링 등 공공 목적의 다분광 영상 촬영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 밖에 해양 쓰레기 흐름을 관측하는 쿼터니언의 ‘퍼샛(PERSAT)’과 지구 관측 영상을 확보하는 코스모웍스의 ‘JACK 3호·4호’도 함께 실린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나라스페이스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우주검증위성(E3T) 1호’는 고도 600㎞에서 6~12개월 동안 삼성전자·KAIST·MID 등이 제작한 국산 전자소자와 반도체 8종을 우주 환경에서 검증할 예정이다.
이번 발사에는 2022년 열린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우수 평가를 받은 위성도 다수 참여해 눈길을 끈다. 세종대·KAIST·인하대·조선대·서울대 개발팀이 그 주인공이다. 인하대의 ‘인하로샛’은 세계 최초로 큐브위성 내부에 말아 넣은 태양전지를 우주에서 펼치는 기술에 도전하며, 이 위성에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개발한 태양전지도 함께 실린다. 서울대가 개발한 쌍둥이 위성 ‘스누글라이트-3’는 우주 진입 후 ‘하나’와 ‘두리’ 두 위성으로 분리돼 편대 비행을 한 뒤, 마지막에는 자석을 활용해 도킹하는 실험을 수행한다. 추력기 없이 GPS 기반으로 센티미터(㎝) 단위까지 정밀하게 상대 위성의 위치를 파악해야 하는 고난도 실험으로, 성공할 경우 국내 대학 기반 위성 기술 역량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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