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오전 1시 14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4차 발사가 진행된다. 누리호 발사를 진행하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처음으로 진행하는 ‘야간 발사’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희미한 빛 오로라 관측 임무…태양빛 피할 최적의 시간 찾아라
누리호 4차 발사가 새벽 시간에 진행되는 이유는 바로 ‘오로라 관측’ 때문이다. 이번 발사에서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은 주탑재체는 차세대중형위성 3호다. 이 위성은 극지방에서 발생하는 오로라뿐 아니라 대기광, 지구 자기장 등 다양한 우주환경 변화를 살펴보는 과학 임무를 수행한다. 태양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면 고에너지 입자가 지구로 쏟아져 GPS 신호나 전력망을 교란할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을 미리 감시하고 대비하는 것이 이 위성의 핵심 역할이다.
그런데 오로라나 대기광은 매우 희미한 빛이다. 태양이 떠 있는 시간대에는 강한 햇빛 때문에 이런 빛을 구별하기 어렵다. 마치 낮에는 별을 보기 힘든 것과 같은 원리다. 그래서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빛 공해’가 적은 시간대, 즉 태양빛의 간섭이 최소화되는 시각에 궤도에 올라 관측을 시작해야 한다. 이 때문에 누리호의 발사 시각도 자연스럽게 밤 시간 또는 새벽으로 좁혀진다.
같은 시간·같은 밝기로 지구 관측…태양동기궤도 올라라
하지만 단순히 ‘어두울 때 쏘자’라는 이유만으로 새벽 1시가 정해진 것은 아니다. 가장 중요한 임무를 맡은 ‘차세대중형위성 3호’가 오로라와 대기광 같은 희미한 빛을 관측해야 하기 때문에, 위성은 매일 같은 밝기와 같은 시간대에 지구를 바라볼 수 있는 특별한 궤도로 들어가야 한다. 이 궤도가 바로 ‘태양동기궤도’다.
태양동기궤도는 위성이 지구를 돌면서 매일 같은 시각에 같은 지역을 지나도록 설계된 궤도다. 그래야 오늘 찍은 오로라와 내일 찍은 오로라를 정확하게 비교할 수 있다. 낮에 찍고 다음 날은 밤에 찍는 식이면 관측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성은 이 궤도에서 항상 일정한 태양빛 조건을 유지해야 한다. 문제는 이 궤도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위성이 특정 시각에 적도 위를 지나야 한다는 점이다. 차세대중형위성 3호는 남쪽에서 북쪽으로 적도를 통과하는 순간(‘승교점’)의 태양 시각이 오후 12시 30~50분이 되도록 맞춰야 한다. 이 시간대가 오로라와 대기광 관측에 가장 적합한 조명 조건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자전하는 지구…최적의 시간 ‘새벽 1시’
그러면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질문이 생긴다. 그 시각에 맞추려면 누리호는 언제 떠야 할까. 연구진은 위성이 궤도에 올라 목표 지점까지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 로켓 단 분리 시간 등을 모두 계산해 역산했고, 그 결과가 바로 새벽 1시다. 지구가 자전하면서 나로우주센터가 이 궤도면과 정확히 일치하는 순간이 하루에 단 한 번인데, 그 시간이 새벽 1시 전후이기 때문이다. 즉 누리호 4차 발사는 ‘어둡기 편한 시간’이 아니라 지구의 자전, 태양의 위치, 위성의 임무 조건이 딱 맞아떨어지는 단 한 번의 시간창에 맞춰 이뤄지는 것이다. 새벽 1시는 과학이 계산해낸 가장 정확한 ‘골든 타임’인 셈이다.
물론 기상 조건도 중요하다. 영하 10도에서 영상 35도 사이, 지상 평균 풍속이 초당 15m를 넘어선 안 된다. 또한 지구 주변을 도는 ISS와 누리호간 거리도 고려 요인이다. 항우연에 따르면 ISS와 누리호간 거리는 발사 당일 오전 1시 12분부터 200㎞ 이내로 좁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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