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미국 뉴욕증시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급락한 여파로 14일 국내 증시도 크게 요동치고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이 잇따라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면서 고평가 우려가 컸던 인공지능(AI) 기술주가 급락했고, 그 충격이 고스란히 국내 시장에도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2시 30분 현재 코스피 지수는 4022.47로 전 거래일 대비 148.16포인트(3.55%) 급락하고 있다. 지수는 전장 대비 108.72포인트(2.61%) 내린 4061.91로 시작해 장중 한때 4021선까지 밀리며 변동성이 더욱 확대됐다.
외국인이 무려 2조 1068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고, 기관도 6859억 원을 팔아치우며 하락 압력을 더했다. 반면 개인은 2조 7623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과 기관이 던진 물량을 모조리 받아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 가운데 HD현대중공업(329180)(4.93%)과 셀트리온(068270)(0.05%)을 제외하면 모든 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삼성전자(005930)(–4.96%)와 SK하이닉스(000660)(–7.68%)가 폭락 수준의 낙폭을 기록하며 지수 급락을 이끌고 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회복했던 10만 원선이 다시 무너졌고, SK하이닉스는 60만 원대 아래로 재차 내려앉았다.
2차전지와 자동차, 원전·조선 등 주도업종도 동반 약세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3.92%), 현대차(005380)(–2.15%), 두산에너빌리티(034020)(–5.60%), 한화오션(042660)(–1.34%), 삼성물산(028260)(–2.44%) 등이 줄줄이 하락세다.
이번 급락은 전날 뉴욕 증시에서 AI 기술주 중심으로 매도세가 집중된 데 따른 것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66% 하락한 6737.49, 나스닥 지수는 2.29% 떨어진 2만 2870.36으로 마감했다. S&P500의 낙폭은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여 만에 가장 컸다. 엔비디아(–3.56%), AMD(–4.21%), 팰런티어(–6.53%), 테슬라(–6.65%) 등 대표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한 여파였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이 종료되며 일부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그동안 중단됐던 경제지표 발표가 재개되면서 변동성이 다시 커질 것이라는 경계심이 작용했고, 여기에 연준 인사들의 잇단 매파 발언이 더해지며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약해진 것이 매도세를 자극했다. 12월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고,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 역시 추가 인하 필요성에 선을 그었다. 내년 1월부터 투표권을 갖는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도 “통화정책을 다소 긴축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시장의 12월 금리 인하 전망은 기존보다 크게 낮아졌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12월 0.25%포인트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52%로, 일주일 전 70%에서 크게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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