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대항마로 꼽히는 블루오리진의 화성탐사로켓 ‘뉴 글렌’이 세번째 시도 끝에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뉴 글렌은 화성탐사위성을 궤도에 올렸을 뿐 아니라 부스터 회수에도 성공하며 스페이스X ‘스타십’의 대안임을 입증했다. 중국과 우주 경쟁 속 스타십 개발 차질에 골치를 썩이던 미 항공우주국(NASA)도 뉴 글렌의 삼수 끝 성공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블루오리진은 미 동부시간 13일(현지 시간) 오후 3시 55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너배럴 우주군 기지에서 뉴 글렌을 발사했다. 발사체는 문제 없이 우주에 도달해 내부에 탑재한 NASA 화성탐사 위성 에스커페이드(ESCAPADE) 2대를 성공적으로 궤도에 올렸고 1단 부스터도 회수됐다. 에스커페이드 위성은 약 1년간 지구 근접궤도를 돌다 내년 가을 지구와 화성 궤도 정렬에 맞춰 화성을 향해 출발한다. 2027년 화성에 도달해 2028년 본격적인 관측 임무에 나선다.
뉴 글렌은 당초 이달 9일과 12일 발사 예정이었으나 기상과 크루즈선 접근 등으로 발사 일정이 연기된 바 있다. 첫 NASA 임무 수행이자 첫 비행이 연달아 지연됐으나 세번째 도전에서 모든 임무를 달성하며 우려를 지웠다. 설계상 가능함에도 실증한 적이 없었던 1단 부스터 회수가 이뤄진 점도 고무적이다. 스페이스X와 유사한 수준의 경제성 확보가 가능함을 입증한 것이다. 뉴 글렌은 NASA 외에도 위성통신기업 비아샛(Viasat), 아마존, AST스페이스모바일, 이통사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블루오리진은 발사 성공에 기세를 올리고 있다. 이날 발사는 블루오리진을 소유한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지켜봤다고 한다. 데이브 림프 블루오리진 최고경영자(CEO)는 “역사상 이렇게 큰 부스터가 두 번째 시도 만에 착륙에 성공한 적은 없었다”며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저격’하기도 했다. 스페이스X 스타십이 초기 시험 비행에 연달아 실패해 개발 일정 지연에 시달리고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스페이스X에 공개 압박을 가하며 블루오리진을 대안으로 거론하던 NASA도 화색이다. 숀 더피 미 교통부 장관 겸 NASA 임시국장은 최근 “스페이스X 개발 일정이 늦다”고 공개 질책하며 머스크와 설전을 벌인 바 있다. 그는 이날 뉴 글렌 발사 성공에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인 아르테미스 계획에 필수적인 데이터를 제공할 것”며 “이 모든 정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화성 성조기 착륙 비전을 실현하는 데 매우 귀중하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는 유인 달 탐사선을 2027년 중순 쏘아올릴 계획이었으나 스타십 개발 차질에 일정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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