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가 인도 정부와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에 나섰다. HD현대는 조선업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인도의 중장기적 국가 정책에 기술력과 건조 능력을 갖춘 HD현대가 가장 적합한 파트너임을 앞세워 향후 대규모 신규 선박 발주를 앞둔 인도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HD현대는 13일 정기선 회장이 경기도 판교 HD현대 글로벌 R&D센터에서 하딥 싱 푸리 인도 석유천연가스부 장관을 만나 상호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회담에는 구란갈랄 다스 주한 인도대사를 비롯해 에샤 스리바스타바 석유천연가스부 차관보, 락쉬마난 해운수로부 차관보, 아룬 쿠마 싱 인도 석유천연가스공사(ONGC) 회장, 마두 나이르 코친조선소 회장, 스실 쿠마 싱 구자라트주 딘다알 항만청장 등이 참석했다.
인도 대표단 일행은 정 회장의 안내로 HD현대가 보유한 선박 설계·건조 역량, 스마트 조선소 운영 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인도 조선업의 역량 향상과 선대 확대, 기술 발전을 위한 세부 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당초 1시간으로 계획된 회의는 2시간으로 연장될 만큼 양측간 활발한 협력 논의가 진행됐다고 한다. 인도측은 일반 상선은 물론 함정, 크레인까지 다양한 협력 방안을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대표단의 HD현대 방문은 인도 정부가 핵심 국가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는 ‘마리타임 암릿 칼 비전 2047(Maritime Amrit Kaal Vision 2047)’의 추진과 연결돼 있다. 인도는 2030년까지 세계 10위, 2047년까지 세계 5위 조선 국가 진입을 목표로 1000척 이상의 상선을 비롯한 군함 등 대규모 신규 선박 발주를 계획하고 있다. 실제로 인도 정부는 이를 위해 약 240억 달러의 예산을 투자하기로 했으며 지난달에는 신규 선박 건조 사업 확대를 위해 80억 달러의 지원 정책도 발표했다.
HD현대는 잠재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그간 인도 시장 진출이 활발하지는 못했다. HD현대는 2019년부터 인도기술센터를 운영하고 있고 건설기계부문이 생산 법인과 R&D 연구소, 부품센터 등을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조선 부문에서는 지금까지 약 70척을 수주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HD현대와 인도간 관계는 빠르게 가까워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인도 코친조선소 회장과 정부 관계자가 HD현대중공업(329180) 울산조선소를 방문한 뒤 올 1월에는 HD현대에서 인도 정부 초청으로 코친조선소를 방문했다. 이후 주한인도대사가 6월 울산조선소를 다시 방문한 뒤 HD현대는 7월 인도 최대 국영 조선업체인 코친조선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설계·구매 지원 △생산성 향상 △인적 역량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최근에는 13조 원 규모의 인도 상륙함 사업에도 협력을 이어가기로 한 바 있다.
정 회장은 이날 “인도와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HD현대는 인도의 조선산업 발전을 돕는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조선·해양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HD현대는 글로벌 리더십을 지속 발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하딥 싱 푸리 장관은 “HD현대는 인도의 해양 비전을 실현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인도 정부와 HD현대 간 정기적인 교류를 통해 협력 관계가 더욱 실질적으로 발전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 대표단은 14일에는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 상선 및 특수선 야드를 둘러보며 선박 건조 현장을 참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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