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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비엘바이오, 시총 2배 갈까… 릴리 계약에 담긴 '진짜 의미'

K바이오 역대 세 번째 규모 기술이전

유전자 치료제 수요 커지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서 약물 전달 플랫폼 주목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사진=오승현 기자




에이비엘바이오(298380)가 이번 일라이릴리와 맺은 기술이전 계약은 ‘그랩바디-B’ 플랫폼의 확장성을 입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에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BBB)을 투과하는 기술로 개발됐으나 근육·지방세포 등으로도 약물을 전달할 수 있다는 사실이 최근 연구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유전자 치료제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에이비엘바이오 그랩바디-B 또한 갈수록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12일 일라이릴리와의 기술이전 계약을 공시하며 “다양한 치료법(모달리티)을 기반으로 당사의 그랩바디-B 플랫폼 기술을 적용한 복수의 비공개 타깃 후보물질을 개발 및 상업화할 수 있는 독점적 권리를 이전한다”고 밝혔다. 총 계약 규모는 최대 26억 200만 달러(약 3조 8000억 원)로 역대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 기술이전 계약 중 세 번째로 크다.

일라이릴리는 ‘마운자로’로 대표되는 비만약 시장의 대표 주자다. 구체적인 타깃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이번 플랫폼 계약도 비만과 근육 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랩바디-B 기술이 뇌 질환에서 다른 질환 및 치료법으로 확장되는 모양새다. 특히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리보핵산(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의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그랩바디-B는 RNA 치료제를 근육 등 특정 타깃에 전달할 수 있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는 올 4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그랩바디-B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뒤 간담회에서 “특별한 타깃을 정해서 약물을 전달할 수 없다는 것이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치료제의 단점”이라며 “siRNA 치료제를 투여하면 먼저 간·신장에 도달하기 때문에 개발사들이 간·신장 질환 치료제만 개발하고 있지만 (그랩바디-B와 같은) 약물 전달 기술을 접목하면 대상 질환을 확장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글로벌 시장에서 RNA 치료제 전달 플랫폼 기술의 가치는 높아지는 추세다. 노바티스가 트랜스페린 수용체(TfR)를 연구하던 미국 애비디티바이오사이언스(애비디티)를 120억 달러(약 17조 6000억 원)에 인수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기존에 TfR은 주로 뇌혈관장벽 투과를 위해 연구되고 있었으나 애비디티는 이를 희귀 근육 질환 치료제에 적용해 긍정적인 임상 결과를 도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비엘바이오 또한 RNA 표적 치료제 개발 기업인 아이오니스파마슈티컬스와 뇌혈관장벽 투과에 활용되던 IGF1R을 RNA 전달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에이비엘바이오의 기업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전에 뇌혈관장벽 투과 플랫폼 강자였던 미국 디날리테라퓨틱스가 바이오젠에 22억 달러(약 3조 2000억 원) 규모로 플랫폼 기술이전을 했을 당시 시가총액은 약 14조 원 수준이었다. 반면 에이비엘바이오의 12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7조 원에 불과하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그랩바디-B 플랫폼이 알츠하이머병 외에 siRNA와 접목해 근손실 완화 등 질환과 치료법을 확장한다면 플랫폼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번 계약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누적 기술이전 계약 규모는 총 18조 9195억 원에 이르게 됐다. 기존 최고치였던 2021년(13조 3723억 원)을 훌쩍 넘어서는 규모다. 에이비엘바이오가 올 4월 GSK와 체결한 4조 1000억 원 규모 계약에 더해 알테오젠과 아스트라제네카(약 1조 9553억 원), 알지노믹스와 일라이릴리(약 1조 9000억 원), 에이비온(약 1조 8000억 원)의 계약 등이 역대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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