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이 에이비엘바이오의 목표 주가를 기존 10만 원에서 18만 원으로 80% 대폭 상향했다.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체결한 수조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으로 플랫폼 가치가 재평가됐다는 분석이다.
13일 키움증권에 따르면 전날 에이비엘바이오는 릴리와 복수의 비공개 타깃 파이프라인에 대해 최대 3조 8000억 원(26억 달러)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만 585억 원이며, 개발·허가·매출 단계별 마일스톤을 포함해 국내 바이오 업계에서도 드문 수준의 금액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계약 소식이 나오자마자 에이비엘바이오 주가는 상한가로 직행했고 시총은 하루 만에 1조 6000억 원 증가했다.
키움증권은 이번 계약이 단순한 기술이전이 아니라 에이비엘바이오의 핵심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가 글로벌 빅파마의 전략적 기술로 공식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릴리는 아밀로이드 베타 타깃 알츠하이머 치료제 ‘키순라(Kisunla·도나네맙)’를 상업화한 기업으로, 혈액뇌장벽(BBB) 투과 플랫폼은 향후 키순라의 효능 개선·부작용(ARIA) 감소·특허 연장 가능성을 열어줄 핵심 기술로 거론됐다.
이와 함께 BBB 투과 플랫폼을 활용한 RNA 치료제 확장성도 주목받고 있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내고 “에이비엘바이오의 플랫폼은 비단 알츠하이머뿐 아니라 RNA, 비만, 근육 질환 등 다양한 모달리티로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파트너링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계약이 ‘Beyond BBB’ 전략의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키움증권은 플랫폼 기술 가치가 한 단계 상승했다고 판단해 각 파이프라인의 점유율, 성공 확률, 플랫폼 기여도를 공격적으로 상향 반영했다. ABL301의 타깃 점유율을 기존 30%에서 50%로, ABL001의 성공 확률은 57%에서 90%로 높였고, 알츠하이머 기술이전 가능성도 50%에서 100%로 상향 조정했다. 여기에 릴리 계약에 따른 신규 플랫폼 가치(1조 2746억 원)를 추가 반영해 목표주가를 18만 원으로 제시했다.
추가적인 성장 동력도 남아 있다. 내년 상반기 발표가 예상되는 △CTX-009 3상 △ABL111 1상 등 주요 임상 데이터가 연이어 대기 중이며, 빅파마와의 기술이전 러시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는 평가다. 다올투자증권은 “이번 계약은 단발성이 아니라 글로벌 CNS(중추신경계) 치료제 시장에서 플랫폼 경쟁력이 확정적으로 인정받은 사례”라며 “향후 추가 딜 발생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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