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CEO와 연이어 회동하며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공급과 기술 지원 등 협력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푸케 CEO는 경기 화성시에 조성된 ASML의 화성캠퍼스 준공식에 참여한 후 인근 삼성전자 DSR타워에서 전영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부회장과 회동했다. 지난해 4월 수장에 오른 뒤 한국을 처음 방문한 푸케 CEO는 전 부회장과 상견례를 겸한 오찬을 진행하며 양 사 간 협력을 논의했다.
푸케 CEO는 이번 만남에서 EUV 기술 협력과 장비 공급 방안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날 준공한 ASML 화성캠퍼스를 활용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일 방안이 집중적으로 오갔을 것으로 보인다. EUV 장비는 수급도 어렵지만 수급 이후 엔지니어들이 제품 생산에 EUV를 얼마나 잘 운용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이번에 새 캠퍼스에 트레이닝센터를 마련한 것도 연간 약 2000명의 고객사 엔지니어에게 EUV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푸케 CEO는 “반도체 허브인 화성에 새 캠퍼스가 생긴 만큼 긴밀하고 신속한 지원이 가능하다”며 “효율적인 기술 이전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High)-뉴메리컬어퍼처(NA) EUV’ 노광장비 공급 방안도 테이블에 올랐을 가능성이 높다. 이 장비는 빛을 더 촘촘히 모을 수 있어 더 미세한 회로를 그리는 데 용이하다. 생산 물량이 적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이를 적기 확보하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현재 연구개발(R&D)용 하이 NA EUV 장비를 운영 중인데 양산용 장비를 추가 구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도 9월 이천 M16팹에 양산용 하이 NA EUV 장비를 반입, 차세대 메모리 생산에 활용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이 중국 반도체를 견제하기 위해 가장 먼저 EUV 장비 수출을 통제했을 정도로 ASML은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핵심”이라며 “ASML과 협력 강화로 국내 반도체 경쟁력도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푸케 CEO는 전날에는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과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자리에서도 두 CEO는 최신 장비 개발 및 공급 전략과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전망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주고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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