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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 6000억 인건비 논란 속 해외출장 강행

건보공단, 인건비 6000억 원 과다 편성 논란

정 이사장, 이달 16~20일 대만 학술포럼 참석 예정

내부선 “퇴직한 선배 임금, 젊은 후배가 독박” 불만도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지난달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실시된 보건복지위원회의 건보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발언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인건비 약 6000억 원을 과다 편성한 사실이 국민권익위원회 조사로 드러난 가운데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이 해외출장길에 오를 예정이다. 공단 안팎에서는 조직의 신뢰가 흔들리는 위기 상황에서 최고 책임자가 별다른 입장 표명 없이 자리를 비운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2일 권익위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정부 지침을 어긴 채 상위직급 보수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인건비를 편법 편성해 총 5995억 원을 과다하게 산정했다. 공공기관운영위원회는 지난해 관련 사실을 확인하고 2023년도 초과 편성분 1443억 원을 향후 12년간 분할 상환하도록 결정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현 세대가 과거의 임금을 대신 갚는 구조’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공단 내부에서는 “이미 퇴직한 선배들이 받았던 임금을 현 저연차 직원들이 갚는 상황”이라며 사기 저하와 박탈감이 심화되고 있다. 실제로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공단이 국민 눈높이를 저버린 것도 문제지만 내부 구성원에게 모든 부담이 돌아오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 이사장이 별다른 대응책 없이 해외출장을 강행하면서 내부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정 이사장은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5일간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2025 Global Health and Welfare Forum’(대만 국민건강보험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출장은 취임 후 여섯 번째 해외출장으로 직전 강도태 이사장이 재임 기간 단 한 차례도 해외 일정을 잡지 않았던 것과 대조된다. 한 공단 직원은 “이사장이 권익위 조사 이후 직원들에게 공식적으로 어떤 설명도 하지 않았다”며 “조직이 신뢰 위기에 놓였는데 해외로 떠나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건보공단은 이번 사안에 대해 “인정 승진 규정 해석의 오류로 인한 행정적 착오였으며 고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또 “해당 금액은 임금 인상 재원에서 최대 12년 동안 분할 차감 중이며 공운위 결정 사항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단 노조를 비롯한 내부에서는 “제도적 문제만 탓하며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최근 성명을 통해 “공단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으로서 더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며 “총인건비 제도의 복잡성과 경직성이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젊은 직원들이 억울한 부담을 짊어지고 있다”며 제도 전면 개편과 노정 교섭 법제화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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