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함정 시장 확대에 나선 HD현대중공업(329180)과 한화오션(042660)이 이번에는 3조 원 규모의 태국 호위함 사업을 두고 한 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두 업체 모두 입찰을 앞두고 현지를 찾아 수출형 호위함 역량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인 세일즈에 나섰다. 전 세계적인 군비 확충 기조에 부응해 군함 시장이 급팽창할 것으로 전망돼 HD현대와 한화간 해외 시장 선점 경쟁이 격화하는 양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10일(현지 시간) 태국 방콕에서 열린 국제 방산전시회 ‘디펜스 앤 시큐리티(D&S 2025)’에서 4000톤급 수출형 호위함인 ‘OCEAN-40F’를 선보였다. 이는 한화오션이 태국 왕립 해군에 도입을 제안한 호위함 모델이다. 해당 호위함은 최첨단 센서 및 스텔스 기술을 탑재해 앞선 모델 대비 전투·감시 능력을 개선했으며 무인 플랫폼 체계 역시 갖췄다.
한화오션은 이날 글로벌 기업들과 태국 수출 호위함용 전투 체계에 대한 기술 협력도 잇따라 체결했다. 한화오션은 프랑스 조선사 나발그룹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나발의 통합 전투관리체계(CMS)를 호위함에 탑재하기로 했다. 유럽 최대 미사일 제작업체인 MBDA와는 호위함에 적용될 함정 미사일 시스템 체계 부문에서 협력한다. 아울러 영국 방산업체 코호트와도 MOU를 체결하고 소나 시스템, 어뢰 발사대, 감시·타격 통제 시스템, 통신 관리 등 방위 역량 전반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HD현대중공업 역시 태국 호위함 사업 수주전에 힘을 쏟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D&S 2025에 참여해 3000~4000톤급 수출용 최신 호위함 3종을 공개했다. 특히 ‘HDF-3200’은 필리핀에 해군에 인도돼 실전성과 운용 신뢰성을 검증 받은 바 있다. 아울러 ‘HDF-4000’의 경우 한국 해군의 최신예 호위함인 충남급(울산급 배치-III) 모델로 HD현대중공업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인도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전시 기간 태국 해군 관계자들과 만나 수출용 호위함의 성과와 역량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해군은 노후 전력을 보강하고 해양 안보 역량을 확충하기 위한 2단계 호위함 도입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태국측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4000톤급 호위함 4척을 도입키로 하고 우선 호위함 2척에 대한 사업비 350억 바트(약 1조 5800억 원)를 승인했으며, 이후 추가 2척에 대한 예산도 확충할 예정이다. 2018년 태국 해군의 1단계 호위함 도입 사업에서는 한화오션이 호위함 1척을 수주한 바 있다.
태국 해군은 호위함 도입 사업을 통해 해외 조선사와 현지 조선소 간 협력 역시 추진한다. 초기 인도 호위함 2척의 경우 해외 건조를 허용하지만, 나머지 2척에 대해서는 현지 건조를 조건으로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태국 호위함 사업에는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뿐아니라 독일 TKMS, 영국 배브콕, 스페인 나반티아, 네덜란드 다멘 등이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조선업체가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보할 경우 글로벌 함정 시장에서 K조선의 입지는 한층 공고해질 전망이다.
한편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장기전을 치르고 있는 7조 6000억 원 규모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KDDX)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은 연말까지 입찰 방식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
방사청은 최종 법률 검토 및 민간 전문가 의견을 취합해 안정적인 함정 건조를 위해 기본 설계와 상세 설계를 동일 조선업체가 수행하는 게 타당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이에 따라 상세설계 및 1번함 건조는 HD현대중공업이 맡고, 1번함을 개량한 2번함 건조는 한화오션이 맡아 사실상 공동 건조 성격으로 사업을 추진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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