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073240)가 유럽에서 신규 생산 거점을 구축하기 위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유럽 중심부에 위치한 폴란드를 신공장 1순위 후보지로 낙점하고 관련 실무를 담당하는 조직을 가동하면서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유럽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금호타이어의 유럽 공장 건설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는 최근 폴란드를 유럽 공장 후보지로 사실상 확정하고 현지 정부와 공장 부지, 보조금 혜택 등을 놓고 협의를 진행 중이다. 신공장 후보군에 함께 올랐던 포르투갈·세르비아와 비교해 폴란드의 사업 조건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공장 건설 일정이나 재원 조달 등 구체적 계획은 현재 검토 단계로 향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 생산 거점 확보를 위해 금호타이어는 이달 들어 ‘유럽공장 건설단’을 출범시켰다. 전담 조직의 신설은 신공장 건설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금호타이어는 유럽 공장 건설단장에 과거 베트남 공장 증설 사업을 이끌었던 김재석 상무를 임명했다.
금호타이어가 폴란드에 생산 거점을 세우면 글로벌 생산 지도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게 된다. 금호타이어의 전 세계 생산 거점은 총 8곳으로 한국과 중국·미국·베트남 등 4개국에 걸쳐 있다. 연간 타이어 생산 규모는 총 6500만 본에 달하지만 주요 시장인 유럽에는 공장이 없는 형편이다. 한국타이어와 넥센타이어가 각각 헝가리 공장과 체코 공장을 가동하며 유럽 타이어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것과 대조를 이루는 대목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용 타이어 납품사를 결정할 때 생산 시설을 직접 방문해 제조 기술과 품질을 꼼꼼히 따진다”면서 “금호타이어는 유럽에 공장이 없어 완성차 업체 납품이나 물류 효율 등에서 경쟁사보다 불리한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금호타이어는 유럽에서 최대 1200만 본의 타이어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단계로 연간 600만 본 생산이 가능한 공장을 구축한 뒤 1200만 본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1단계 공장 건설에만 8000억~9000억 원의 투자비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회사 측은 내부 유보 자금과 현지 보조금 및 대출 등으로 이를 충당할 계획이다.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한 유럽연합(EU)의 규제로 전기차 등 친환경차 보급이 늘어나는 추세를 고려할 때 금호타이어는 유럽 공장에서 전기차용 타이어 브랜드인 ‘이노뷔’ 제품 등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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