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공학한림원을 설립하며 국내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평생을 마친 이기준 전 서울대 총장이 9일 별세했다. 향년 87세.
고인은 충남 아산 출신으로 서울 사대부고·서울대 공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한 후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 워싱턴대에서 화학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71년 서울대 화학공학과 교수로 부임해 30년 이상 재직했다. 1990년에는 서울대 공대 학장을, 1998년에는 서울대 총장직을 역임했다. 박정희 정부 시절 과학기술 인재 양성 관련 정책 자문을 맡으며 국내 공학 연구 저변을 넓히는데 힘썼으며, 2005년에는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2008~2011년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회장, 2012년 한국산업기술대 이사장을 맡았다.
특히 고인은 1996년 한국공학한림원 설립을 주도하고 초대 회장을 맡았다. 그는 1990년 서울대 공대 학장이 되어 미국 학장 회의에 참석한 후 미국과 스웨덴이 ‘공학 한림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롤모델 삼아 산·학·연·관이 어우러진 한국공학한림원을 구상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이 진행한 30년사 인터뷰에서 고인은 “공학은 사람과 현장이 만나는 지점에서 실천으로 구체화 된다”며 “한국공학한림원은 그런 문제의식과 시대적 요구에 대한 응답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빈소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특1호실, 발인은 11일 오전 6시30분, 장지는 충남 아산 선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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