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035720)가 올해 3분기 나란히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두 기업 모두 인공지능(AI) 사업에 사활을 걸겠다는 의지를 밝힌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평균 목표주가로 네이버는 34만 원, 카카오는 8만 원 선을 제시하면서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 분기 매출 첫 3조 원 돌파
네이버는 지난 5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15.6% 늘어난 3조 1381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분기 매출이 3조 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6% 늘어난 5706억 원을 올렸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AI를 전 사업 분야에 접목하며 비용은 절약하는 한편 이용자의 편의를 개선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네이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매출로 △서치플랫폼 1조 602억 원 △커머스 9855억 원 △핀테크 4331억 원 △콘텐츠 5093억 원 △엔터프라이즈 1500억 원을 기록하는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올해 9월 기준 AI 개인화 추천 강화에 따라 홈피드 일평균 이용자 수는 10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애드부스트(ADVoost) 등 AI 를 이용한 광고 솔루션을 출시하며 효율성도 높였다.
네이버는 차세대 핵심 산업인 AI를 위해 향후 ‘AI 칩’에만 1조 원 이상의 자본투자를 단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내년 이후 피지컬 AI 등 신규사업 확대를 감안하면 그래픽처리장치(GPU)에만 1조 원 이상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미래 선제 투자 외에도 공공기관이나 민간에 공급하는 구독형 GPU(GPUaaS) 등 수익 연동 투자도 예상하기 때문에 이를 종합 감안해 재무적으로 허용되는 선에서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내년 봄 쇼핑 AI 에이전트를 시작으로 초개인화된 AI 에이전트를 선보인다. 우선 네이버는 내년 1분기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에 쇼핑 AI 에이전트를 탑재한다. 더 나아가 검색은 물론 쇼핑·금융·콘텐츠 등 자사 서비스 뿐만 아니라 외부 서비스와도 연동되는 통합 AI 에이전트도 내년 중 선보인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기술·전략 콘퍼런스 ‘단’에서 “사용자는 어떤 검색어를 입력할지 고민하지 않고 ‘에이전트 N’과의 대화만으로 AI 에이전트가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해 원하는 콘텐츠·상품·서비스로 연결하고 실제 행동까지 수행할 것” 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1개 분기 만에 역대 최대 실적 경신
카카오 또한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면서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2분기 기록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1개 분기 만에 다시 갈아치웠다.
카카오는 지난 7일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로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한 2조 866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08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 늘었다. 분기 영업이익이 2000억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브랜드 메시지’ 등 신규 상품 출시에 따라 광고 매출이 늘어난 가운데 커머스 부문도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며 “특히 SM엔터테인먼트·픽코마 등 계열사 매출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특히 AI 에이전트 생태계 확장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3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지난달 출시한 ‘챗GPT 포 카카오’ ‘카나나 인 카카오톡’ 등 올해 카카오는 에이전틱 AI 구현을 위한 중요한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이 중 챗GPT는 출시 10일 차인 6일 기준 이용 약관에 동의하고 서비스 이용을 시작한 이용자가 200만 명을 돌파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말부터 본격적인 유료 구독자 확대와 프로덕트 고도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AI 검색 서비스인 ‘카나나 서치’도 내년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에이전틱 AI 생태계를 카카오 그룹사뿐만 아니라 외부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정 대표는 ‘에이전틱 AI 생태계의 외연 확대’를 최고경영자(CEO)로서의 가장 중요한 아젠다 중 하나라고 꼽으면서 “내년부터는 기존 카카오 그룹사가 보유한 강력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에이전틱 AI 생태계를 외부로 확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가 “평균 목표가 네이버 34만 원·카카오 8만 원”
네이버와 카카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들이 AI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이와 같은 두 기업의 전략을 높게 평가하는 모습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네이버의 평균 목표주가는 34만 1800원이다. 네이버 평균 목표주가는 1년 전(24만 3500원)에서 6개월 전(28만 208원), 3개월 전(32만 2667원)으로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추세다. 네이버는 마지막 거래일인 7일 정규 시장에서 26만 원에 마감했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에 대해 “AI 브리핑 도입으로 생태계 전반의 콘텐츠 소비 증가가 확인되고 있어 향후 트래픽 성장 및 광고 수익화가 기대 가능하다”며 “정부 AI 사업 수주, 엔비디아 업무협약(MOU) 체결, GPU 6만 장 확보 등으로 AI 경쟁력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풀스택 역량으로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기업간거래(B2B), 기업과정부간거래(B2G) 모두에서 AI 전환기에 가장 높은 수혜가 예상된다”며 “AI, (두나무와의 합병에 따른) 스테이블코인에서의 강점이 사업화, 제도화로 가시화되며 가파른 주가 상승을 전망한다”고 말했다. 목표주가는 기존 32만 원에서 35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네이버는 AI 브리핑, AD 부스트 등 AI 기능을 접목해 이용자들의 체류시간을 늘리고 활동성도 높이고 있다”며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소버린(주권) AI 사업에서도 네이버의 역할은 두드러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에 대해서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평균 목표주가는 8만 381원이다. 카카오 평균 목표주가 또한 1년 전(5만 1273원)에서 6개월 전(5만 2217원), 3개월 전(7만 3786원)으로 지속적으로 올라가는 추세다. 카카오는 마지막 거래일인 7일 정규 시장에서 6만 2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카카오에 대해 “9월 카카오톡 개편 이후 유저 일 평균 체류 시간이 24분대에서 26분대까지 증가하는 등 주요 지표 개선이 확인되고 있다”며 “체류시간 증대 및 유저 데이터 증가에 따른광고 단가 상승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8만 원에서 8만 2000원으로 올려잡았다.
다만 임 연구원은 “상승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트래픽의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며 “시장에서 이번 트래픽 상승이 신규 서비스 출시 효과에 따른 단발성 상승이 아닌지에 대해 의심하고 있는 만큼 트래픽 지표를 살펴보며 (주식) 플레이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챗GPT 연동 등은 초반 대규모 매출보다는 브랜드 가치 및 AI 실험적 서비스 출시 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내년 챗GPT 서비스 순이익은 35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커머스·광고 재편, 메시징·콘텐츠·커머스 등 카카오 생태계 접점과 연결, B2C 에이전트 허브로 확대 가능해보인다”며 “연결 계열사 정리 및 본업 이익 체력 강화로 내년에는 이익 레벨이 상향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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