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반대매매 금액이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0억 원을 넘어섰다. 주가 상승기에 단기 매매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난 가운데 최근 코스피가 장중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빚투(빚내서 투자)’ 청산 리스크가 빠르게 커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국내 증시의 위탁매매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금액은 약 21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8월 9일(251억 원) 이후 약 1년 3개월 만에 세운 최고치로, 올해 들어 처음으로 200억 원을 넘어선 수치다. 반대매매는 주가가 하락하면서 투자자가 증권사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할 때 이뤄진다. 미수나 신용으로 주식을 산 뒤 결제 자금이 부족하거나 담보 비율이 기준 아래로 떨어지면 증권사가 다음 영업일에 보유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구조다.
같은 날 미수금 대비 반대매매 비중도 2.3%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5일을 제외한 나머지 거래일(4거래일 중 3거래일)에서 해당 비중이 1%를 웃돌았다. 통상적으로 반대매매 비중이 1%를 초과하면 투기성 매매가 과열된 신호로 해석된다. 지난달 전체로는 1%를 넘긴 날이 3거래일에 그쳤던 만큼 최근 과열 조짐이 한층 뚜렷해진 것이다.
이 같은 수치는 개인투자자들의 공격적인 레버리지 투자 확대와 맞물려 있다. 국내 증시에서 빚투를 의미하는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연이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달 5일과 6일 각각 25조 8225억 원, 25조 8782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식거래 활동 계좌 수는 꾸준히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날 기준으로 최근 6개월간 주식을 1회 이상 매매한 계좌 수는 9567만 개로, 연초 대비 10% 이상 증가했다. 빚투와 반대매매 규모가 모두 늘어나는 추세 속에서 신규투자자 유입은 지속되는 흐름이다.
증권가에서는 변동장 속 개인들의 위험 노출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지수가 단기간에 급등해 빚투도 함께 증가했다”며 “변동성이 커지고 주가가 급락하면 반대매매가 연쇄적으로 발생할 수 있어 단기 조정 국면에서 개미들의 손실 폭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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