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와 피지컬AI 사업 확대를 위해 내년부터 AI 칩에만 1조원 이상의 자본투자(CAPEX)를 단행한다. 기존 서비스에 AI를 접목한 결과 올 3분기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하는 등 AI를 통한 사업 확대 가능성을 확인하면서다.
네이버는 5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를 새로운 신사업 분야로 삼고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희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년 이후 피지컬 AI 등 신규사업 확대를 감안하면 그래픽처리장치(GPU)에만 1조 원 이상 투자가 필요할 걸로 보인다”며 “미래 선제 투자 외에도 공공기관이나 민간에 공급하는 구독형 GPU(GPUaaS) 등 수익 연동 투자도 예상하기 때문에 이를 종합 감안해 재무적으로 허용되는 선에서 적극적인 투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기조에 따라 올해 자본투자액은 1조 원을 넘길 전망이다. 올 3분기까지 네이버의 자본투자 규모는 7470억 원이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투자액(3626억 원)을 108.8% 웃도는 규모다. 투자의 상당 부문은 글로벌 피지컬 AI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잡는데 이용될 전망이다. 네이버는 최근 엔비디아와 산업용 피지컬 AI 플랫폼을 개발하기로 했다. 반도체, 조선, 방산 등 국가 주력 산업에 특화된 피지컬 AI를 우선 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이날 검색과 쇼핑·금융·콘텐츠 등 자사의 모든 서비스는 물론 외부 서비스와도 연동되는 AI 에이전트를 내년 중 내놓겠다고 밝혔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내년 봄 쇼핑 AI 에이전트 출시를 시작으로 생성형 검색 경험을 전면적으로 제공하는 AI 탭, 통합 AI 에이전트까지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며 “수익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의 공격적인 AI 투자는 기존 사업 부문에 AI를 적용할 결과가 실적 개선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가 이날 발표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5.6% 오른 3조 138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네이버의 분기 매출이 3조원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8.6% 늘어난 5706억 원으로 나타났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AI를 서비스에 접목하며 경쟁력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올해 9월 기준 AI 개인화 추천 강화에 따라 홈피드 일평균 이용자 수는 1000만 명 이상을 기록했다. 애드부스트(ADVoost) 등 AI 솔루션을 이용해 광고 효율도 개선했다. 실제 △서치플랫폼 1조 602억 원 △커머스 9855억 원 △핀테크 4331억 원 △콘텐츠 5093억 원 △엔터프라이즈 1500억 원 등 전 사업 부문이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최 대표는 “온서비스 AI의 방향성 아래 서비스와 사업 전반의 AI 기반 고도화에 집중한 결과 비즈니스 기회 확대 및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 성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더 넓은 분야로 AI 접목을 확대하며 핵심 경쟁력을 제고하는 동시에 글로벌 확장을 위한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힘쓰겠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두나무의 합병 이후 사업 구상이 언급되지 않았다. 양측이 논의를 진행 중인 만큼 말을 아낀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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