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석 삼정KPMG 전략컨설팅그룹 리더가 국내 금융사들이 생산적 금융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성과평가지표(KPI)에 대한 대대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리더는 5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제29회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생산적 금융을 통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방안’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생산적 금융을 위해서는 운영 체계 혁신 및 진화가 필수”라며 “장기적 성과 창출과 생산적 자본 순환에 기여하는 KPI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융사들이 생산적 금융과 관련해 KPI 전략을 최소 3~5년의 장기로 잡아야 한다고 봤다. 지금은 단기적 성과를 측정하는 자기자본이익률(ROE) 기반의 KPI라면 앞으로는 생산적 자본 순환에 기여하는 지표를 바탕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국내 금융기관의 KPI는 단기 성과를 측정하는 ROE 기반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과를 측정하는 KPI가 나와야 금융기관들이 혁신 기업들을 발굴하고 투자하는 장기적 안목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사 임직원들은 KPI 점수가 높아야 승진과 성과급에서 유리한 만큼 업무상 판단과 주요 의사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실제로 바클레이스와 HSBC 등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장기성과 연동형 평가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는 게 이 리더의 설명이다. 그는 “생산적 금융이 불꽃이 혁신의 길을 비추고 멈춰 있던 자본을 다시 움직이며 산업의 불씨를 살린다”면서 “장기적 성과 평가와 맞춤형 제도 도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개인들의 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어야 생산적 금융이 성공할 수 있다고 봤다. 이 리더는 “개인 대상 사모 시장 투자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고객에게 사모 투자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직접 실사와 투자 결정, 거래를 할 수 있게 돕는다”며 “씨티는 개인의 사모 시장 접근성을 강화하고 대체 투자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투자가 늘어나면 기업에 대한 투자 자금도 늘어나고 이것이 다시 경제성장과 부의 확장으로 이어진다는 게 이 리더의 생각이다.
이 리더는 금융기관들이 어떤 산업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할지에 대한 판단도 사전에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미즈호은행은 일본 내 우주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 정부와 협력해 매칭펀드형 투자 모델을 만들어서 추진하고 있다”면서 “금융사는 단기 성과보다는 성장 분야와 혁신 기업을 조기에 포착해 자본을 분산 배치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 리더는 일본 미쓰이스미토모은행(SMBC)의 사례를 들어 외부 네트워크를 구축해 금융 심사 역량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SMBC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유망 스타트업들에 투자할 때 부족한 심사 역량을 벤처캐피털(VC)이나 관련 전문가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극복하고 있다”면서 “VC와 사모펀드·증권사 등과의 협업을 통한 종합적 기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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