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단순 해수면 상승을 넘어 바다를 더 거세게 휘몰아치도록 해 해양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연구단장 연구팀이 초고해상도 지구 시스템 모델 시뮬레이션을 통해 지구온난화가 해빙을 빠르게 녹여 바다의 ‘중규모 수평 교란 현상’을 강화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고 5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클라이밋 체인지’에 이날 게재됐다.
중규모 수평 교란은 바람, 해류, 바닷속 소용돌이 등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물결이다. 수십~수백 ㎞ 규모로 바닷물이 수평 방향으로 휘저어지며 열과 영양분이 퍼지고 플랑크톤이나 어류는 물론 미세 플라스틱 같은 오염 물질을 퍼트린다. 중규모 수평 교란에 변화가 생기면 해당 바다에 어류를 포함한 해양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치고 오염 물질 확산에도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해 중규모 수평 교란의 변화를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지만 현재 인공위성 관측 등으로는 정량적 측정이 어려운 실정이다. 연구팀은 IBS 슈퍼컴퓨터 ‘알레프’ 기반 초고해상도 기후 모델을 통한 시뮬레이션을 수행함으로써 이 한계를 극복했다. 초고해상도 기후 모델은 대기·해빙·해양 등 다양한 변수를 계산해 상호작용을 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를 현재 수준, 2배, 4배로 각각 설정하고 결과들을 비교했다. 유체의 입자 간 분리 속도를 정량화한 지표인 ‘유한 크기 리아푸노프 지수(FSLE)’를 산출하는 방식으로 시뮬레이션을 수행했다. 그 결과 산화탄소 농도가 높아질수록 빙하가 급격히 녹아내리고 이를 통해 흘러든 물이 해류를 강화해 바다를 더 거세게 요동치게 만들었다.
교신 저자인 이준이 IBS 기후물리연구단 연구위원은 “미래 극지 해양의 수평 교란 증가는 어란과 유충의 생존을 포함해 극지 해양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팀머만 단장은 “기후와 생명의 상호작용을 보다 효과적으로 통합하는 차세대 지구 시스템 모델을 개발 중”이라며 “극지 생태계가 지구온난화에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대한 이해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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