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이 6월 이후 처음으로 10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5일(현지시간)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 동부시간 오후 4시(서부시간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 1개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약 7% 하락한 9만 9306달러(한화 약 1억 422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 12만 6210.5달러보다 약 21% 낮은 수준이다.
비트코인이 10만 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22일,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해 중동 긴장이 고조됐던 때 이후 처음이다.
가상화폐 시장은 최근 일주일 넘게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 매수세 둔화,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 해킹 악재 등이 동시에 겹치며 하락 압력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영국 자산운용사 파사이드인베스터스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3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특히 블랙록의 ‘아이셰어즈비트코인트러스트(IBIT)’에서는 5억 달러(한화 약 7172억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찰스 에드워즈 카프리올 인베스트먼트 설립자는 전날 X(엑스 옛 트위터)를 통해 “기관 매수세가 비트코인 일일 채굴량을 밑돈 것은 좋지 않은 신호”라며 “사업 모델 없이 무거운 포지션을 유지하는 188개 비트코인 비축(DAT) 기업과, 줄어든 기관의 관심만 남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도 하락세를 부추겼다. 가상자산 데이터 업체 코인글래스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하루 동안 전 세계 가상자산 시장에서 10억 달러(약 1조 4310억원)가 넘는 레버리지 포지션이 청산됐다.
여기에 해킹 악재까지 겹쳤다.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프로토콜 ‘밸런서’에서 발생한 해킹으로 1억 달러(한화 약 1434억원) 이상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직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이더리움 선물은 일제히 하락하며 11월물과 12월물이 각각 7% 넘게 떨어졌다.
이처럼 부정적 요인이 잇따르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장기 상승 전망이 여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의 기고자 ‘크립토온체인’은 전날 보고서에서 “지난달 약 70억 달러 상당의 스테이블코인이 바이낸스로 순유입됐다”며 “반면 비트코인(15억 달러)과 이더리움(5억 달러)은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형적인 장기 상승 신호”라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자산을 개인 지갑으로 옮기며 ‘호들링(장기 보유)’에 나서고 있다”며 “이는 시장의 매도 압력을 줄이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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