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가 3400억 원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을 목표로 수요예측을 실시해 3600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주문액이 기대를 밑돌며 최대 목표 금액이었던 5000억 원으로의 증액은 어려울 전망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채권보다 변제 순위가 밀려 높은 금리를 제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농협금융지주는 이번 수요예측에서 3%대의 금리 밴드(범위)를 제시했다.
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는 이날 3400억(최대 5000억) 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을 실시해 참여 기관에게서 3600억 원의 주문을 받았다. 3.0~3.6% 금리를 밴드로 제시한 가운데 목표액인 3400억 원을 밴드 상단인 3.6%에 채웠다.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채권 특성상 발행 기업인 농협금융지주는 비교적 불리한 가격으로 채권을 발행하게 됐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가진 증권으로 만기가 없지만 발행일로부터 5년이 지났을 때 발행사가 금융 당국의 동의를 얻어 콜옵션(매수권)을 행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농협금융지주는 올 들어 농협은행에 4000억 원을, NH투자증권에 6500억 원을 출자했다. 이에 따라 재무 부담이 늘어나면서 자본 성격을 가진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주문 금액이 3600억 원에 그치면서 5000억 원으로의 증액 발행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농협금융지주의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올 상반기 말 기준 15.7%로 당국 권고치인 12.5%를 웃돌지만, 금융권 전반에 걸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가계대출 부실화 등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이 남아 있는 데다 자회사 대상 출자 증가가 재무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농협금융지주는 이달 12일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설 예정이다. 발행 주관사는 SK·교보·메리츠증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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