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까지 치솟으면서 시중은행의 실질 예금 금리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 2금융권인 저축은행 역시 일부 은행을 중심으로 실질금리가 0~0.1% 수준에 불과해 주식 같은 위험자산을 찾는 이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BNK부산은행의 1년 만기 ‘LIVE정기예금’의 최고금리는 연 2.4%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을 고려하면 실질금리가 0%다. 최고금리 기준임에도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에 은행에 돈을 맡길 경우 아무런 수익을 내지 못하는 셈이다.
제주은행의 ‘제주Dream 정기예금’ 역시 1년제 최고금리가 2.4%다. IBK기업은행의 ‘IBK더굴리기통장’과 ‘IBK굴리기통장’은 최고금리가 각각 2.44%, 2.45%여서 사실상 실질금리가 0% 수준이다. 전북은행의 1년 만기 ‘내맘 쏙 정기예금(최고금리 2.45%)’과 iM뱅크의 ‘iM스마트예금(2.48%)’도 마찬가지다.
기본금리만 놓고 보면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 2.05%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2.05%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2.15% △NH농협은행 ‘NH고향사랑기부예금’ 2.15% 등으로 주요 상품의 금리가 물가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예금 금리도 바닥을 기고 있다.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이날 기준 평균 2.68%로 한 달 전보다 0.16%포인트 낮아졌다. 이 중 세람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2.4%, KB저축은행은 2.5% 수준에 그친다. 농협 같은 일부 상호금융권 예금 금리도 2.6~2.85% 수준이다.
낮은 금리에 주식 활황세가 겹치면서 은행에서의 자금 이탈은 지속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47조 8564억 원으로 한 달 새 21조 8675억 원이나 감소했다. 정기예금은 지난달 14조 8674억 원 늘었지만 지금 같은 상황이 지속하면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로 9월 5대 은행의 정기예금은 4조 305억 원 감소한 바 있다.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고령층도 예금 만기 시 돈을 찾아가는 분들이 적지 않다”며 “예금을 둘 경우 예금담보대출을 받아 쓰거나 주식에 투자하는 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이달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이 같은 흐름이 더 강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우리금융연구소는 이날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은행권의 예적금 만기가 연말에 쏠려 있는 만큼 금융권이 금리를 올려 자금 이탈을 방어하지 않겠느냐는 예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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