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 가치가 3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며 원·달러 환율이 4일 장중 1440원을 돌파했다. 미국 단기자금시장의 유동성 경색이 달러 회수를 부추기며 원화 등 위험자산 매도로 번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1원 오른 1437.9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1430.5원에 출발해 장중 상승 폭을 꾸준히 확대했다. 오후 2시 2분께에는 1441.2원까지 치솟으며 지난달 23일 기록한 장중 고점(1441.5원)에 근접했다.
환율 상승의 근본 요인은 글로벌 달러 강세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되면서 8월 1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100선을 돌파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는 3일(현지 시간) “12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시장의 인하 기대를 일축시켰고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겼다.
특히 미국 단기자금시장에서 유동성 부족이 심화되면서 원화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위재현 NH선물 연구원은 “연방정부 셧다운 장기화로 미 재무부 현금(TGA) 잔고가 평소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시중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 내 달러 유동성 부족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한국을 포함해 신흥국 자산부터 현금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요인들이 겹치며 최근 암호화폐·신흥국 주식시장 등 위험자산이 일제히 조정을 받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 원 넘게 순매도하며 코스피를 2% 이상 끌어내렸다. 10월 한 달간 이어진 증시 상승세에 따른 차익 실현이 본격화된 가운데 미국발 달러 유동성 경색이 겹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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