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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닭 신화 이을까”…삼양식품, 프리미엄 우지 라면 ‘삼양1963’ 출시

‘우지 파동’ 36년만에 다시 선봬

현대적으로 재해석 감칠맛 살려

불닭시리즈 잇는 인기몰이 기대

김정수 부회장 “진심의 귀환”

삼양식품의 신제품 ‘삼양1963’. 사진 제공=삼양식품




‘우지(牛脂·소기름) 파동’으로 무너졌던 삼양식품(003230)이 36년 만에 ‘우지’를 다시 꺼내들었다. 불닭볶음면 성공으로 자신감을 회복한 삼양식품이 이번엔 ‘정직한 맛’ 복귀를 내세워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선다.

삼양식품은 3일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신제품 발표 설명회를 열고 ‘삼양1963’를 최초 공개했다. 1963년 국내 최초의 라면인 삼양라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제품으로, 과거 제조 레시피를 따라 면을 튀길 때 우지를 사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동물성 우지와 식물성 팜유를 최적의 비율로 혼합한 골든블렌드 오일로 면을 튀겨 고소한 풍미를 구현했다. 국물은 사골 육수 기반의 액상스프에 무, 대파, 청양고추를 더해 깔끔하고 얼큰한 맛을 완성했다. 가격은 한 봉지당 1538원으로 기존 삼양라면보다 약 2배 비싸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삼양1963은 단순한 복고 제품이 아닌 명예의 복원이자 진심의 귀환”이라며 36년 만에 우지 라면을 다시 선보인 배경을 밝혔다. 그는 “우지 라면을 언젠간 꼭 다시 만들겠다는 일종의 숙명이 존재했다”며 “삼양이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면서 내부 자신감이 커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제 시아버님이신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한을 조금이나마 풀어드리고 그분의 정신을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울림이 크다”고 소회를 밝혔다.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중구 보코서울명동 호텔에서 열린 '삼양라면 1963' 신제품 출시 발표회에서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권욱 기자




신제품을 공개한 이날은 삼양식품 역사의 가장 큰 시련으로 꼽히는 우지 파동이 발생한 1989년 11월 3일로부터 정확히 36년이 되는 날이다. 당시 삼양식품 등 라면 업체들이 공업용 우지를 쓴다는 제보가 검찰에 접수되면서 소비자 신뢰가 급격히 추락했다. 이후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는 우지 라면이 인체에 무해하다고 공식 발표했지만 삼양식품의 이미지는 쉽게 회복되지 못했다. 삼양식품은 우지라면을 회수·생산 중단하고 그 뒤로 식물성 팜유만을 사용해왔다. 1960년대 국내 시장 점유율 80%대로 1위를 차지했던 삼양식품은 우지 파동 이후 점유율이 10%대까지 떨어졌다.

삼양식품은 팜유보다 단가가 높은 우지를 사용해 삼양1963을 첫 프리미엄 제품으로 선보였다. 이를 통해 ‘K라면의 원조’ 생산업체로서의 정체성을 내세워 내수시장에서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불닭볶음면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고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시도도 담겼다.

사진 설명


올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시가총액 10조 원을 돌파한 삼양식품은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2조 원을 달성할 전망이지만 불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불닭볶음면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0%, 올해 상반기 77%에 달한다. 대표 국물 라면 제품이 없고 국내 점유율이 농심과 오뚜기에 뒤처지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2023년 선보인 매운 국물라면 브랜드 ‘맵탱’은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채혜영 삼양부문장은 “우지는 팜유보다 원가가 두 배 이상 비싸다”면서도 “그럼에도 맛있고 영양가 높은 제품을 만들자는 마음에 프리미엄 제품을 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출도 당연히 생각하고 있다”며 “기존 삼양라면의 매출을 넘어서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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