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인공지능(AI) 인프라와 관련해 “폭발적인 수요 증가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AI 서밋’ 기조연설을 통해 “AI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다”면서 "하나의 스테이지(무대)가 끝나기 전에 다음 스테이지가 바로 오고 있다”고 평가했다.
SK AI 서밋은 반도체와 에너지 솔루션, AI 데이터센터, 에이전트 서비스 등 AI 전 영역에 걸친 SK그룹의 AI 경쟁력을 국내외 기업과 학계에 소개하고 글로벌 빅테크와 미래 청사진을 공유하기 위해 열리고 있다.
최 회장은 AI 인프라를 위한 메모리 반도체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이 얼마나 더 필요할지 예측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에너지나 석유 같은, 제가 경험한 인더스트리(산업)는 안정된 수요예측 모델이 항상 있었는데 AI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픈AI가 5000억 달러(약 700조 원), 메타가 6000억 달러(약 850조 원)의 AI인프라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수요가 계속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에이전틱 AI’의 확산으로 AI 투자 수요는 더 증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AI 에이전트’는 인간의 전문 업무 영역을 대신하는 정교한 추론형 AI 모델이다. 최 회장은 “에이전트는 24시간 쉬지 않고 집안이나 회사, 공장, 물리적 공간에서 항상 켜져 있고 연결된 상태로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발적인 AI 수요 증가로 메모리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도 심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AI 가속기에 필수인 SK하이닉스(000660)의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은 만들기도 전에 모든 물량의 계약이 끝나고 있다고 한다. 최 회장은 “너무 많은 기업으로부터 메모리칩 공급 요청을 받고 있어서 어떻게 다 소화하나 걱정”이라며 “SK가 이 문제를 다 풀 수 없지만 솔루션을 찾아보자는 게 미션”이라고 말했다. 인류 전체를 위해 자원이 적은 나라도 AI 접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솔루션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첫 번째로 제조 캐파(생산능력)를 많이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AI 문제를 AI로 푸는 것”이라며 ‘AI 팩토리’를 통한 제조 혁신을 제시했다. 최 회장은 “AI를 칩 생산에 적용해 생산 효율과 스피드를 높이고자 한다”며 “엔비디아의 (가상 시뮬레이션) 옴니버스를 활용해 생산 효율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빅테크들과 광범위한 협업도 강조했다. 그는 “다양한 파트너들과 AI 사업 기회를 만들어내고 최고의 효율을 찾겠다”고 했다. 샘 올트먼 오픈 AI CEO도 이날 영상을 통해 SK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AI데이터센터 사업을 언급하며 “이것은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며 “오픈AI의 미션과 한국의 AI리더십을 동시에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SK그룹과 AI데이터센터 건설에서 협력하고 있는 앤디 재시 아마존 CEO도 영상을 통해 “AI에는 ‘하나의 만능 해법’이 없다”면서 “SK와 파트너십이 흥미로운 이유는 우리가 대규모 운영에서 얻은 교훈을 함께 적용하고 있어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내리는 결정들이 AI의 미래를 형성할 것”이라며 “가능성의 경계를 함께 넓혀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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