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엽 텍사스시립연금제도(Texas Municipal Retirement System·TMRS) 최고투자책임자(CIO)가 “이제 한국 사모펀드와 벤처캐피털(VC) 출자를 시작할 것”이라며 “반도체·첨단소재·배터리·헬스케어·뷰티·디지털콘텐츠처럼 한국이 구조적 우위를 가진 기업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김 CIO는 3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서울파르나스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한국의 정밀한 기술과 깊은 창의성이 결합된 분야들은 TMRS의 글로벌 투자 테마에 맞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TMRS는 운용자산 440억 달러(약 63조 원) 규모의 기관투자가로 한국계 미국인인 김 CIO가 2024년 1월부터 전체 운용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부터 KOTRA가 주관하는 ‘2025 인베스트코리아 서밋’에 연사로 참여하기 위해 방한했다. 시간을 쪼개가며 한국 투자를 위한 회의를 거듭했던 그는 “인베스트코리아 서밋에서 다양한 한국 투자자와 기업을 만날 수 있는 점이 가장 좋다”고 했다.
김 CIO는 TMRS에서 매주 최대 4억 달러(5722억 원) 규모의 자금 출자를 검토하는 큰손으로 앞으로 5년간 150억 달러(약 21조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그는 “TMRS는 펀드 약정 규모가 건당 5000만 달러에서 4억 달러이고 직접투자나 공동투자는 1000만 달러에서 2억 달러 사이”라면서 “(한국과 같은) 신규 시장에서는 확신이 높은 파트너와 시작해 신뢰와 이해관계가 깊어지면 확장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자라지는 않았지만 한화금융 등 국내 기업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그를 놓고 업계에서는 공동투자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40세의 젊은 CIO인 그는 예일대 1학년 인턴까지 포함하면 뉴욕 월가에서 메릴린치와 씨티그룹, 도이체방크 등을 거치며 10년간 이력을 쌓았고 29세부터 10년간 공적 영역의 기관투자가로 입지를 다져왔다. 그는 첫발을 디딘 알래스카영구기금에서 70만 명 규모의 시민을 위한 부를 쌓는 일에 보람을 느꼈다. 이후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공무원연금(CalPERS·캘퍼스)에서 사모주식 투자를 총괄했다. 그는 가는 곳마다 사모투자에 자산을 대폭 배분하며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TMRS에서도 그는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PEF와 VC에 자산 배분을 기존 13%에서 20%로 늘릴 계획이다. TMRS는 투자 수익으로 가입자에 지급하는 급여의 최대 80%를 충당하는데 지난해 사모투자에서 9.64%의 수익률을 거뒀으며 전체 수익률은 10.41%를 올렸다.
김 CIO는 최근 국내에 불어닥친 PEF 규제 강화에 우려를 표시했다.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회생 신청 이후 벌어지는 국내의 규제 강화 분위기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나치게 광범위한 제한이나 소급 적용은 불확실성을 초래하고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규제가 예측 가능해야 장기 투자자를 유치할 수 있다”면서 “가장 투자하기 좋은 시장은 강력한 감독과 정책 안정성이 조화를 이룬 곳”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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