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 전력기기 업체인 일진전기(103590)가 글로벌 변압기 ‘슈퍼사이클’에 합류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발 전력 수요 폭증으로 HD현대일렉트릭(267260), 효성중공업(298040) 등 대기업들이 사실상 독식하던 미국과 유럽 초고압 변압기 시장을 잇따라 뚫어내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일진전기는 9월 말부터 최근 한 달간 전력기기 부문에서 약 1000억 원 규모의 해외 신규 수주를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수주의 핵심은 기존 주력 시장이던 미국 동부를 넘어 서부 캘리포니아 지역 500㎸ 초고압 변압기 시장에 신규 진입한 것이다. 230㎸이하 제품을 주로 공급하던 서부 시장에서 최고 사양 제품 수주에 성공하며 미국 전역으로 영업 기반을 다지게 됐다.
미국 서부·유럽 첫 입성...‘빅2’ 독주 깬 1000억 수주
진입 장벽이 높기로 유명한 유럽 시장 공략의 신호탄도 쏘아 올렸다. 일진전기는 최근 영국의 데이터센터용 132㎸ 초고압 변압기 프로젝트를 따내며 유럽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까다로운 기술과 품질 기준을 통과해 AI 열풍의 핵심인 데이터센터용 물량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중동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 132㎸ 가스절연개폐장치(GIS)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시장 다변화 성과가 뚜렷하다.
최근 글로벌 변압기 시장은 AI 데이터센터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유례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 전력 소모가 막대한 AI 데이터센터는 기존 대비 수십 배의 전력을 필요로 해 고사양 변압기가 필수적이다. 이로 인해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 국내 ‘빅2’ 업체들은 이미 수년 치 일감을 확보하며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연신 새로 쓰는 중이다. 일진전기의 이번 성과는 이들 대기업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틈새를 공략, 고부가가치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음을 보여준다.
AI 슈퍼사이클 본격 합류...수주잔고 1.3조 ‘탄탄’
일진전기의 수주 실적도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올 상반기 총 수주액은 7853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6960억 원 대비 성장했다. 전력기기 부문 해외 수주액은 상반기에만 2560억 원을 달성, 지난해 전체 실적(3850억 원)의 66%를 채웠다. 현재 전력기기 수주 잔고는 약 1조 33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약 680억 원을 투자해 70% 이상 생산성을 높인 홍성공장 증설이 급증하는 수요에 대응하는 기반이 됐다.
일진전기 관계자는 “이번 연속 수주는 수주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전략의 결실”이라며 “특정 지역에 의존하지 않는 수주 구조와 2027년까지 안정적인 생산 물량 확보로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립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gap@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