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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간 고작 1.5억…공모펀드 직상장 '예고된 참패'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 내놨지만

'설정액 500억 이상' 기준 높고

해외주식형 등 배제…참여 2곳뿐

하루 순매수 300만원 밑돌기도

수백억씩 몰리는 ETF와 대조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지난해 정부가 공모펀드 활성화 대책으로 내놓은 직상장 제도가 흥행몰이에 완전히 실패했다. 거래 편의를 위해 지수 연동 의무를 없앴지만, 설정액 기준이 500억 원으로 높고 유동성공급자(LP) 참여도 끌어내지 못했던 만큼 예고된 참패라는 지적이다. 일부 상품은 하루 순매수금액이 300만 원에 불과해 최대 200억 원이 몰린 상장지수펀드(ETF)과 대비됐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공모펀드 직상장 제도를 통해 27일 상장한 ‘대신 KOSPI200인덱스 X클래스’는 4거래일 동안 개인 순매수 금액이 1억 3000만 원에 그쳤다. 상장 첫 날 7833만 원을 모은 이후 지속 줄면서 29일과 30일은 각각 253만 원, 871만 원에 머물렀다. 회사채에 투자하는 ‘유진 챔피언중단기크레딧 X클래스’의 흥행 성적은 더욱 처참하다. 상장 4거래일 동안 개인 순매수 금액이 1298만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존 투자자 가운데 X클래스로 전환하려는 수요도 거의 없다.

최근 상장한 ETF들이 첫 날부터 수백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욱 크게 느껴진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AI테크핵심산업액티브 ETF’는 상장 당일 281억 원을 포함해 3거래일 만에 개인 순매수 588억 원을 확보했다. 중소 운용사인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FOLIO 글로벌탑픽액티브’에도 3거래일 간 개인 순매수가 314억 원을 돌파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해외 주식이나 테마형 상품에 대한 관심이 큰데 투자자에게 매력적이지 않았던 것”이라며 “대형 자산운용사가 참여하지 않았을 때부터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라고 말했다.

금융 당국은 공모펀드가 ETF에 밀리면서 고사할 위기에 놓이자 직상장을 추진해 왔다. 일반 주식형펀드 순자산총액은 2007년 말 123조 원에서 올해 10월 46조 원으로 감소한 반면 같은 기간 주식형 ETF 순자산총액이 2조 원에서 128조 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공모펀드의 거래 편의성을 높이고 판매 수수료를 줄이기 위해 상장 거래를 추진하면서 지수 연동 의무를 없앴다. ETF는 기초지수와 상관계수가 0.9 미만(액티브는 0.7)인 상태가 3개월 지속되면 상장폐지 된다.

그러나 각종 제약 요인 때문에 공모펀드 직상장이 활성화되긴 어려울 것이란 지적은 꾸준히 제기됐다. 먼저 펀드 판매사가 받는 상장클래스 판매보수가 낮아 투자자를 확보하는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구조다. 상장클래스의 지정참가회사(AP), 유동성공급회사(LP)로 참여하는 증권사가 4곳에 불과한 것도 문제다.

특히 설정액이 500억 원 이상인 공모펀드만 신청할 수 있고 해외 주식형 펀드와 상장 펀드를 배제한 타격이 컸다. 액티브 주식형펀드 전문 중소 운용사들의 참여가 어려워졌고 상품이 코스피 200 지수나 회사채 등 일부 상품으로 제한돼 투자 선택 폭이 좁아진 것이다. 실제 지난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자산운용사 24개사 가운데 상장한 곳은 중소형 운용사 2곳 뿐이다.

김재칠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장할 수 있는 종류형 펀드의 설정액 한도를 낮추고 해외주식형 펀드까지 대상에 포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성과가 우수한 다양한 주식형펀드가 추가돼야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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