헥토그룹이 최근 블록체인 지갑 전문기업 ‘월렛원’을 인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헥토그룹은 이번 인수를 통해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 디지털 자산 시대에 대비하고, 자사 주요 계열사들이 가진 핀테크와 지급결제 역량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생태계 진입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헥토그룹의 계열사인 헥토이노베이션(214180)은 지난 9월 월렛원의 지분 47.15%를 약 92억 9000만 원에 인수했다. 블록체인 지갑 전문 기업 월렛원은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 보유기업 중 지갑 사업화 수행 이력이 가장 많은 곳이다.
월렛원은 블록체인 서비스 구축을 위한 기업 맞춤형 솔루션 '옥텟', 인앱 가상자산 지갑 '오하이월렛', 스테이블코인 전용 가상자산 지갑 '옥텟 스테이블' 등을 통해 사용자 지갑 생성 및 관리부터 자산 거래를 위한 지갑 보안까지 모두 아우르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또 국내 최다인 18개의 디지털 자산 보안 시스템을 제공해 18종의 메인넷에서 디지털 자산 지갑 구축이 가능하다. 그동안 월렛원은 누적 100만 건 이상의 블록체인 거래를 관리했으며 현재 60만개 이상의 디지털 자산 지갑을 관리 중이다. 아울러 자금세탁방지(AML) 관리 체계에도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글로벌 규제 기준에 부합하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월렛원의 블록체인 지갑 기술은 디지털자산 보관은 물론 스테이블코인 결제, 다양한 웹3 서비스와 연계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갖고 있다. 은행 계좌 없이 금융 거래가 불가능하듯, 디지털자산 역시 지갑이 있어야만 송금·결제·정산 등이 가능하다. 웹3 서비스 이용의 시작인 본인 인증에도 디지털자산 지갑이 필수다. 디지털 자산 지갑이 블록체인 생태계의 관문으로 불리는 이유다.
헥토이노베이션은 디지털자산 지갑을 웹3 시대의 본인인증 수단이자 서비스 접근 인터페이스로 확장할 계획이다. 그룹의 모회사로서 계열사들이 빠르게 새로운 서비스를 실험하고 시장에 안착시킬 수 있도록 디지털자산 지갑을 활용한 전방위적인 지원도 주요 과제다.
헥토파이낸셜(234340)은 국내 최고 수준의 지급결제 네트워크에 월렛원의 지갑 기술을 더해 블록체인 결제 생태계를 선점하고 글로벌 핀테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헥토파이낸셜은 계좌 기반의 간편현금결제 국내 1위 사업자로, 모든 시중은행을 포함한 23개 금융기관과의 망 연동, 대량 이체·정산이 가능한 지급이체망, 실시간 결제·정산 인프라 등을 보유하고 연간 1200조원의 거래 대금을 처리하고 있다. 있다. 특히 지준이체(금융기관 간 거액 자금 거래)가 가능한 인프라를 갖춘 곳은 국내에서 헥토파이낸셜이 유일하다.
최근에는 글로벌 핀테크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글로벌 파트너사를 통한 크로스보더(국경 간) 결제 허브망 확장과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크로스보더 정산의 효율성 제고를 추진 중이다. 이미 지난 8월 일본 법인 설립을 완료하며 동아시아 시장 공략을 본격화했으며, 싱가포르·대만·아부다비 등 전략적 거점 지역에도 직접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급결제 인프라와 네트워크가 강점인 만큼 스테이블코인 제도화가 이뤄지면 스테이블코인 결제·정산은 물론 스테이블코인의 국경 간 유통 허브 역할도 기대된다. 국내에 진출하려는 해외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은 안정적인 국내 결제망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 이를 보유한 헥토파이낸셜은 발행사와 파트너십을 맺고 결제·정산 관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비자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가맹점에서 결제하면, 가맹점은 헥토파이낸셜의 인프라를 통해 원화로 정산받는 식이다. 이미 25개의 글로벌 PSP사들과 크로스보더 정산 계약을 맺고 있어 스테이블코인 시장 개화 시 국내에서 해외, 해외에서 국내로 스테이블코인 유통도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다. 또 월렛원의 지갑 기술과 헥토파이낸셜이 보유한 지급결제 인프라를 결합해 법정화폐와 디지털자산 간 교환(온오프램프) 서비스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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