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의 주도권을 두고 글로벌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이하 노보)와 화이자가 정면 충돌했다. 화이자가 미국 비만약 개발사 멧세라(Metsera)와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한 달 만에 노보가 더 높은 금액의 역제안(counter offer)을 내놓으며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노보는 30일(현지 시간) 멧세라 이사회에 최대 90억 달러 규모의 인수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주당 56.5달러를 멧세라 주주에게 현금으로 지급하고, 임상·허가 단계별 성과 달성에 따라 주당 최대 21.25달러를 추가 지급하는 조건부 지급(CVR)도 포함됐다.
노보의 제안은 화이자가 9월 말 제시한 인수 금액인 72억 달러보다 25% 높은 수준이다. 노보가 멧세라와 화이자 간 기존 합의를 뒤집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노보는 “멧세라의 후보물질을 확보한다면 비만·당뇨 등 대사질환 영역 전반에서 혁신 신약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참전 이유를 밝혔다.
화이자는 노보의 인수 시도를 즉각 비판했다. 화이자는 성명을 통해 "공정 경쟁을 저해하려는 무모하고 전례없는 행위"라며 “지배적 시장 지위를 이용해 경쟁사를 억압하려는 시도로 법적 위반 소지가 있다”고 반박했다. 화이자는 "법적 권리를 행사해 계약을 보호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인수전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멧세라 측은 노보의 제안을 ‘우월한 조건(Superior Proposal)’으로 판단하고 화이자 측에 4영업일 내 수정안 제시 의사를 밝힐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보가 멧세라 인수전에 뛰어든 이유는 최근 비만약 시장에서 일라이 릴리에 밀리고 있다는 위기감이 자리하고 있다. 노보의 '위고비'가 글로벌 비만약 시장을 선도했지만, 일라이 릴리의 '마운자로'가 출시된 후 더 큰 체중 감량 효과를 앞세워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올 3분기 마운자로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57.9%로 위고비의 41.7%를 16%포인트나 앞질렀다.
노보는 멧세라 인수를 통해 비만약 시장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전략이다. 앞서 노보는 8월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주요 임원진을 교체하고 9000명 대규모 구조조정을 발표하는 등 경영 쇄신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현재 비만약 시장의 개발 트렌드가 투약 편의성을 높이는 쪽으로 진화하는 상황에서 멧세라는 차세대 비만약 개발을 위한 핵심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주 1회 및 월 1회 투여가 가능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 작용제 ‘MET-097i’는 임상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근육 손실 부작용을 줄이는 차세대 비만약으로 알려진 아밀린 주사제 ‘MET-233i’은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특히 멧세라는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국내 바이오 기업 디앤디파마텍(347850)과 총 8억 350만 달러(약 1조 1200억 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경구형 비만 치료제 후보 6종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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