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인공지능(AI)이 기존 PC·모바일 응용처에 더해지는 것은 물론, 자율주행이나 로보틱스 등 이전에 없었던 신규 시장까지 발굴하고 있다”고 밝혔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시작된 AI 수요가 메모리 전반으로 확산하는 근본적인 이유이고 2017~2018년과는 다른 ‘새로운 슈퍼사이클’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29일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당사는 이번 사이클에 대해 2017~2018년 있었던 슈퍼사이클과는 양상이 조금 다르다고 판단한다”며 “가장 큰 차이점은 현재 수요가 AI 패러다임 전환에 힘입어 훨씬 폭넓은 응용처에 기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에 따르면 AI는 기존 응용처에 AI가 더해지는 방식(온디바이스 AI 등)과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이전에 없었던 신규 응용처를 발굴하는 방식 모두에서 메모리 수요의 근본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컴퓨팅이 추론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AI 서버뿐 아니라 일반 서버의 수요 증가까지 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전체 서버 세트 출하량이 10% 후반 증가하고 서버향 D램이 일반 D램 수요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로 인한 수혜는 낸드 시장에서도 구조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SK하이닉스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공급 부족과 AI 추론 고도화로 기업용 SSD(eSSD)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가 외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신 답변을 제공하는 방식이 확대되고, GPU가 처리하던 ‘키밸류 캐시’를 SSD로 오프로딩하는 기술이 적용되며 고성능 eSSD 탑재가 필수적이 됐다”고 덧붙였다.
공급 측면의 제약도 사이클 장기화를 뒷받침한다. SK하이닉스는 “HBM 생산 비중 확대로 더 많은 캐파(생산능력)를 투입하더라도 전체 생산량 증가는 제한적이다”며 “이러한 특징이 D램 산업 공급 증가를 구조적으로 제약하면서 이번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장기화를 뒷받침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이날 3분기 실적으로 매출 24조 4489억 원, 영업이익 11조 3834억 원의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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