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인공지능(AI) 시장의 급격한 성장에 힘입어 “향후 5년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보수적으로 봐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응해 M15X 신규 반도체 공장(팹)의 생산량 증대(램프업)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고 용인 1기 팹 일정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29일 SK하이닉스는 3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의 설비투자(Capex) 상향과 AI 업체 투자 확대로 HBM 시장은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향후 5년 평균 30%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오픈AI와 대규모 D램 공급을 위한 의향서(LOI)를 체결한 것도 AI 시장 수요가 매우 강하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주요 HBM 고객뿐 아니라 여러 주문형 반도체(ASIC) 고객의 프라이머리 공급사로서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하고 있다”며 “다양한 고객들로부터 새로 발생하는 HBM 수요에서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며 수익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신규 팹 가동도 서두른다. SK하이닉스는 “HBM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 2023년 말 M15X 신규 투자를 결정했다”며 “2년 공사 끝에 M15X 팹을 조기 오픈하고 첫 장비 반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수요가 기존 예상보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만큼 M15X 램프업 일정도 최대한 빠르게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본격적으로 건설이 시작된 용인 1기 팹에 대해서도 “향후 일정을 앞당길 수 있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HBM 외 일반 D램 시장의 체질 개선도 감지됐다. 회사는 HBM의 이익률이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지만 최근 DDR4와 DDR5 등 일반 D램의 가파른 가격 상승세로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근 일반 메모리 제품에도 고객들이 먼저 주문(PO)하고 다년간 계약 체결을 요구하는 등 강한 구속력을 가진 계약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메모리 사업의 특성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3분기 순현금 상태로 전환하며 재무 건전성이 크게 개선됐지만 추가 주주환원은 검토하지 않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수요 급증에 대응할 설비투자 규모도 증가하고 있어 적정 현금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며 “창출되는 재원을 사업에 효과적으로 재투자하는 것이 주주분들께도 가장 좋은 현금 활용법”이라고 밝혔다. 이어 “3년 주기로 발표하는 주주환원 정책 시행 1년차인 현재 시점에서는 추가 주주환원에 대한 검토는 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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