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문화재) 종합병원’으로 불리는 박물관 보존과학센터가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내에 문을 열었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중앙박물관은 28일 용산 이전 20주년을 맞아 ‘보존과학센터’(영문명 Conservation science center)를 개관식을 가졌다. 현 국립중앙박물관 북쪽 지역에 지상 3층, 지하 1층의 단독 건물로 연면적 9196㎡ 규모다. 센터는 지난 2023년 공사를 시작했다.
김영수 문체부 1차관은 이날 축사를 통해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센터는 K컬처의 원천인 문화유산을 최적의 환경에서 보존해 미래에 전달할 막중한 책임을 갖고 있다. 이렇게 보존처리된 문화유산들은 대한민국이 세계로 나갈 문화강국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존과학센터에는 개별 유물의 상태에 따른 재질별 보존처리실, 원격으로 진단하고 실시간으로 지원할 수 있는 스마트 원격진단실, 유물의 형태를 3차원(3D)으로 분석하는 3D 형상분석실, 비파괴 조사실 등이 구축됐다. 연구·교육을 위한 공간도 확대됐다.
국립중앙박물관 측에 따르면 국내 박물관 보존처리 역사는 지난 1976년 유물부 안에 보존기술실을 설치하면서다. 50년 만에 제대로 된 보존과학센터가 문을 여는 셈이다. 1999년부터는 문화유산의 과학적 보존처리와 분석, 박물관 환경 등을 주제로 다루는 전문 학술지 ‘박물관 보존과학’을 매년 2회 펴내고 있다.
이와 관련, 박물관 관계자는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수장고에는 총 44만 점의 문화유산이 있는데 이 중에서 8만 점은 보존처리가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지금과 같은 속도면 70~80년이 걸릴 듯하다”며 예산과 인력의 추가 확충을 요청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보존과학센터 개관은 우리 문화유산을 과학적으로 지키고 연구해 온 50년의 성과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새로운 출발점”이라며 “첨단 기술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세계 수준의 보존과학 연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날 보존과학센터 개관을 기념해 센터 1층 전시실에서 ‘보존과학, 새로운 시작 함께하는 미래’를 주제로 한 특별전을 선보였다. 전시는 박물관 보존과학의 50년 여정을 되새기며, 내년 6월까지 관람 가능하다.
특히 1924년 경주 식리총에서 출토된 금동신발의 디지털 재현품이 관심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그동안 별도로 보관해 온 잔편(殘片·남은 조각)을 디지털 기술로 결합해 100년 만에 완전한 형태를 재현했고 제작기법도 새로 규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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