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128940)이 개발하고 있는 비만 신약 후보 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가 임상 3상 결과 메스꺼움·구토·설사 등 부작용 발생률이 11~17% 선으로 ‘위고비’·'마운자로' 등에 비해 크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40주차 기준으로 체중감소율은 위고비나 마운자로 보다 다소 낮았지만, 안전성에서는 블록버스터들을 뛰어 넘은 것이다. 비만치료제의 부작용은 지속적인 처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만큼 중장기 처방 때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회사 측은 올해 안에 국내 품목허가를 신청해 내년 하반기에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한미약품은 27일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HM11260C)’의 임상 3상 투약 40주차 중간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톱라인 결과는 최종 임상 결과 발표 전 먼저 공개하는 일부 핵심 지표다. 이번 임상은 64주차까지 투약 및 관찰하는 과제이지만 연내 품목허가 신청 계획을 고려해 톱라인 데이터를 먼저 공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나올 최종 임상 결과는 이번 데이터보다 투약 지속에 따른 개선된 지표가 예상된다.
임상 3상은 국내 대학병원들에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과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평행 비교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투약 40주차 시점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투약한 환자군의 체중은 평균 9.75% 줄었다. 특히 체질량지수(BMI) 30 이하 여성의 경우 체중이 12.20% 줄어 소그룹 분석군 중 가장 높았다. 전체 임상시험 대상자 중 5% 이상 체중이 줄어든 비율은 전체의 79.42%로 80%에 육박했고, 10% 이상 감량한 대상자도 49.46%로 절반 수준이었다. 15% 이상 체중 감량한 대상자의 비율은 19.86%다. 안전성 면에서는 치료기간 중 이상반응(TEAE) 발현율이 메스꺼움(16.72%), 구토(11.71%), 설사(17.73%)로 나타났다. 심각한 이상반응과 이로 인한 치료 중단은 나타나지 않았다.
위고비의 경우 8월 발표된 한국·태국 성인 비만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44주간 실시한 임상 3b상 결과를 보면 평균 체중 감소율 16.0%, 5% 이상 체중 감소자 비율 96%였다.
반면 안전성 지표는 44주차에서 이상사례 발현율 89%, 심각한 이상반응 비율 12.9%를 기록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위고비와 직접 비교 임상을 진행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두 제품 간 직접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비만치료제에서 나타나는 위장관계 이상 사례가 기존에 알려진 발현율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비율로 적었다”고 전했다.
한미약품은 이번 임상을 64주차까지 진행해 지속적인 체중감량 효과를 확인할 게획이다. 특히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평택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원활한 수급은 물론 가격 경쟁력도 갖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임상을 주도한 김나영 한미약품 신제품개발본부장(전무)은 “에페글레나타이드가 한국인 대상 임상에서 효과적이고 안전한 결과가 나온 만큼 ‘국민 비만약’ 상용화에 성큼 다가서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는 “내년 출시될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한미약품이 또 한 번 비상하는 중요한 마일스톤이 될 것”이라며 “성공적 런칭에 역량을 집중시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소식에 한미약품 주가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26.25% 오른 42만 800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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