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동물실험 폐지를 발표한 이후 다수의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위탁개발생산기업(CDMO)으로부터 파트너십 제안을 받고 있습니다."
김용태(사진) 멥스젠 대표는 27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미국과 유럽에서 단계적 동물실험 폐지가 추진되면서 동물대체시험 기술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며 "올해 매출은 이미 작년 대비 300% 이상 성장해 본격적인 시장 확장을 체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멥스젠은 세계 최초로 3차원 생체조직칩 플랫폼 'MEPS-X 시리즈'를 개발한 기업이다. 인체 장기의 혈류·산소 농도 등 물리적·생리적 환경을 손톱 크기의 플라스틱 칩에 3D 세포 배양 기술로 재현하는 기술이다. 김 대표는 "기존 오가노이드(인공장기) 보다 균일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라며 "반도체를 대량 생산하는 기술이 접목돼 있어 표준화와 상업화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 기술에는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학도 출신의 김 대표의 경험이 녹아있다.
오가노이드 생산의 핵심은 인체 장기와 유사한 고품질의 장기 모델을 대량으로 균일 배양하는 것이다. 멥스젠은 세계 최초로 인간 장기 조직 배양 자동화 시스템 장비 'ProMEPS'를 개발해 이를 구현했다. 김 대표는 "장기 모델링을 위한 세포 주입부터 배양, 관류 형성까지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체조직칩 생산 전 과정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해 연구자의 숙련도에 따른 변동성과 오류를 줄일 수 있다"며 "생산을 표준화함으로써 세포 배양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실제 장기 조직과 유사한 고품질의 장기 조직 모델을 대량 생산해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체 기반 데이터를 활용하는 만큼 기존 동물실험 보다 더 정밀한 신약 개발이 가능하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질병에 대한 기전을 보다 효과적으로 연구하고 약물의 효능을 효율적으로 평가할 수 있어 동물실험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그는 "난치병 등 일부 질환은 동물실험에서 효능을 보였어도 사람 대상 임상에선 효과가 없는 경우가 많다"며 "생체조직칩 기반 데이터로 임상 전 단계에서 실패 확률을 줄이고 임상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과거에는 동물실험으로 독성 평가만 했다면 최근 이중항체, 항체·약물 접합체(ADC) 등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약물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등 약물의 효능을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체 기반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점점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멥스젠의 뇌혈관장벽 모델(MEPS-BBB)이 대표적이다. 동물실험으로는 분석이 어려운 시간, 농도, 수용체 결합 양상 등 다양한 변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어 약물의 투과 경로와 메커니즘을 정량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김 대표는 "단순히 효능 검증을 넘어 신약 후보물질의 뇌혈관장벽(BBB) 투과 최적화 연구나 전달기전 규명에도 직접 활용되고 있다"며 "현재 제약사, 학교, 병원, 연구소 등에 판매해 약물연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멥스젠은 바이오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술특례상장 방식으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이다. 김 대표는 "내년 초 기술성평가 결과가 나오면 그 해 4월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할 계획"이라며 "내년 하반기에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2019년 설립된 멥스젠은 올해 설립 6년 차에 접어들었다. 향후 5년 내 단순 장비 개발·판매 회사를 넘어 '데이터 기반 종합 솔루션 회사'로 도약하는 게 김 대표의 목표다. 그는 "제약사가 약물을 멥스젠에 제공하면 축적된 데이터와 유사 약물 분석 결과를 활용해 예측 리포트뿐만 아니라 미국 FDA 제출용 패키지까지 지원하는 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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