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4분기에도 은행 대출 문턱을 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정부가 대출을 조이는 고강도 금융 규제를 잇달아 발표하면서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 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4분기 은행의 대출 태도 종합 지수는 -14로 집계됐다. 이 지수는 203개 국내 금융기관 여신 총괄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를 통해 산출한 것이다. 지수가 양(+)의 값이면 전 분기 대비 ‘대출 완화(증가)’ 응답이 많고, 음(-)의 값이면 ‘대출 강화(감소)’ 답변이 더 많은 것이다.
지난 3분기에는 6·27 대책의 직격탄을 맞으며 -28을 기록한 바 있다. 4분기에는 마이너스 폭이 줄었지만 여전히 전 분기보다 대출 문턱이 높을 것이라는 응답이 많은 셈이다.
대출 주체별로 보면 가계 주택 대출이 -28, 가계 일반 대출(신용대출 등)이 -19를 기록했다. 각각 -53, -36을 기록했던 3분기보다는 대출 강화 의견이 약해졌지만 보수적으로 계속 대출을 집행할 것이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6·27 대책과 후속 대책 영향으로 주택 관련 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대출 태도가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기업(6)과 중소기업(3)에 대한 대출 태도는 플러스로 돌아서 다소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영향으로 대출 수요도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이 예상한 4분기 대출 수요 종합 지수는 -5로 3분기(-6)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가계 주택 대출 수요는 3분기 -36에 이어 4분기에도 -31로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대로 대기업(11)과 중소기업(19)은 운전 자금과 유동성 확보 수요 등으로 대출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은행들이 전망한 4분기 신용 위험 종합 지수는 25로 3분기(28)보다 소폭 낮아졌다. 이 지수는 양(+)의 값이 높을수록 신용 위험 증가율이 높고 음(-)의 값이면 그 반대를 의미한다. 대기업과 가계는 각각 11, 22로 전 분기와 같았고 중소기업은 같은 기간 33에서 28로 신용 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다소 줄었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 신용 위험은 국내외 경제 여건 불확실성 지속과 업황 부진에 따른 수익성 저하 우려 등의 영향으로 경계감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가계 신용 위험도 취약 차주 중심의 건전성 악화 우려 등으로 경계감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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